[데스크칼럼] 멀게만 느껴지는 ‘150억’
[CMN 문상록 편집국장] 장미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난 정부와 확실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번 정부에 화장품업계도 기대에 찬 시선을 던지고 있다.
이에 응답하듯 최근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특보단장)이 ‘K-뷰티산업 육성·지원을 위한 정책 간담회’라는 타이틀로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한 각계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대한화장품협회는 업계를 대표해 현안 발표와 함께 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참석해 현재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 중 가장 구체적이면서 확신에 찬 대답은 현재 연간 90억원이 지원되던 R&D 지원금을 연간 150억원 이상의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화장품업계로서는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환호보다는 고민의 흔적이 더 역력하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또 다시 한숨만 내쉬고 있다. 마치 ‘그림의 떡’을 보면서 군침만 흘리는 것처럼.
정부는 2011년부터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을 통해 매년 평균 90억원에 이르는 R&D 비용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화장품업계는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지원됐던 R&D 비용은 공룡기업들의 잔치로 막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은 산업을 이끄는 선두권의 기업들만이 수혜를 받은 ‘그들만의 리그’로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의 당초 취지도 과연 그랬을까? 아니었다. 출범 초기에는 중소기업 위주로 R&D 지원금을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연구 과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신청을 받을 때 문턱이 너무 높았다는 점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문제점이었다.
즉 현실과 동 떨어진 명분만을 얻기 위한 프로젝트로 출발했기 때문에 실리는 외면을 당했다는 지적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초기에는 열심히 과제를 따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서류심사 과정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미 요건 서류가 중소기업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중소기업들은 어떤 과제가 제시돼도 신청하기를 포기했고 결국은 일정 수준을 갖춘 기업들이 과제를 독점하면서 결국은 그들만의 리그로 끝을 맺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코스메틱사업단의 사례 발표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확실해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R&D 지원금 확대 발표를 먼 산 보 듯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화장품산업발전기획단에서조차 이러한 문제점이 논의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실성을 감안한다면 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위 20% 중위 50% 하위 30% 권역을 설정하고 지원금 역시 같은 비율로 책정하는 방법을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맞는 지원 요건을 새롭게 정립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번만큼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지원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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