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K뷰티가 한 걸음 더 가야 할 시장 '일본'
정치영향 없는 가깝고 거대한 시장, 한일관계 최악에도 지난해 수출 30% 고성장
[CMN 박일우 기자] 2020년 K뷰티가 한층 주목할 시장으로 일본이 떠오르고 있다. 일본이 중국 내 최고 경쟁상대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일본시장에서의 성공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금액은 전년대비 4.4% 성장한 65억47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 유지했던 폭발적인 성장세는 한풀 꺾였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수출길 최대 난제는 전체적인 하락세였다. 그나마 중국이 중심을 잡아 역성장은 면했지만, 대폭 떨어진 홍콩을 비롯해 아세안 대표주자 태국에서도 부진했다. 세계 최대시장 미국으로의 수출도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고, 유럽은 여전히 멀었다.
기대 이상 성적을 거둔 나라도 물론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일본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본 수출액은 11월 누적기준 3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9.2%나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이슈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화장품 고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KOTRA에 따르면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한국 메이크업, 패션, K-Pop 등은 일본 중고고생 및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우리와 다르게 정치 상황에 민감해하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한다. 정치와 문화(소비)가 나름 분리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기업, 입장에선 시장 진출 시 리스크가 줄어 큰 장점이다.
이와 관련, K뷰티 및 K푸드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일본 현지 멀티숍 관계자는 당시 인터뷰에서 “최근 (한일 관계 악화) 정세가 일반소비자들에게 크게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우리 매장에선 에뛰드, 3CE 등 인기있는 제품만 판매하고 있어 주말이면 학생이나 젊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가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등 지난해 다수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 일본 내 비즈니스를 확대해오고 있다.
2020년에 도쿄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도 우리 기업들의 일본시장 진입을 부추기는 요소다.
최근 3년간 일본 내수 화장품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쿄 올림픽 개최로 해외관광객 방문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일본 로컬 브랜드는 물론 일본 내에서 유통되는 K뷰티 브랜드에게도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한 기업들은 브랜드 홍보와 판매의 동시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일본에 진출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우리보다 기술력이 높고, 엇비슷하지만 차이가 분명한 유통망을 가진 일본시장으로의 진출이 쉬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시장에서 지난 몇 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은 가깝우면서 거대한 수요를 가진 일본시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