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기획특집] Perfect NEST - Snake Sense
[CMN 심재영 기자] 을사년 푸른 뱀의 해인 2025년의 트렌드코리아 키워드는 ’SNAKE SENSE’다.
‘Snake Sense’는 ‘뱀’과 ‘감각’을 합친 단어로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금은 혼돈 속에 대응하며 그 틈새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챌 수 있는 남다른 감각이 필요한 시대 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뱀의 감각적 특성, 적응력, 재생력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기능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화장품이 이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감각적이고 기능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술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트렌드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요구에 재빨리 대응해야
미국 얼루어 매거진에서 디지털 에디터를 하면서 조선미녀 등 한국 화장품의 미국 론칭 컨설팅을 담당했던 데본 에이블먼(Devon Abelman) 에이블우먼(abelwoman) 대표는 지난달 1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해 2025 트렌드 세미나‘에서 ’미국 현지 에디터가 전하는 미국 K뷰티 시장의 기회와 실수’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주목을 받았다.
에이블먼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 ▲백탁 없는, 가벼운 선크림(세럼과도 같은 포뮬러) ▲최소 10가지 이상의 풍부한 스킨 컬러 라인업 ▲파우더리 하지 않고, 촉촉하면서 젤리 같은 텍스처 ▲숏폼과 실사용 영상 등 짧고 직관적인 콘텐츠 ▲명확한 제품 설명과 직관적인 패키지(화이트닝이 아닌, 브라이트닝으로 표기)를 들었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조선미녀 밝은쌀 선크림’과 ‘티르티르 마스크 핏 레드 쿠션’ 등이 거론됐다.
조선미녀는 팬데믹 시절 미국 소비자의 달라진 요구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했다. 특히 동양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미국 시장에서 한방 화장품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 주효했다.
쌀, 팥, 인삼 등 동양적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 특히 쌀을 강조한 선크림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또한 한방 화장품은 중년 여성용 고가 제품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고, 가격을 낮춰 미국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아 큰 성공을 거뒀다.
조선미녀의 대표 제품 ‘맑은쌀 선크림’은 트러블이 거의 없고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23년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미국 아마존 선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티르티르는 ‘한국의 쿠션은 가장 어두운 색상조차 흑인 소비자들에게는 너무 밝다’는 한 미국 흑인 유튜버의 피드백에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졌다. 티르티르는 구독자가 300만 명에 이르는 유튜버 미스 달시의 지적 한 달 후 흑인 피부 톤에 맞춘 어두운 색상의 쿠션 11개를 그녀에게 선물했다. 달시는 자신의 피부에 딱 맞는 색이라며 티르티르에 감사를 표했다.
이를 계기로 티르티르는 30가지 색상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미국 시장에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미국 진출 1년 만인 지난해 4월 아마존에서 K뷰티 최초로 마스크핏 레드쿠션으로 파운데이션 부문 판매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인 6월에는 아마존 전체 뷰티 카테고리에서 한국 브랜드 중 최초로 색조 제품 1위에 올랐다.
감각적인 제품이 주목받는다
글로벌 트렌드 조사 업체 WGSN은 지난달 1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화해 2025 트렌드 세미나’에서 2026 트렌드로 ‘감각적 매력(Feel Appeal)’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WGSN의 이희선 세일즈 헤드 매니저는 “앞으로 제품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난기 가득한 텍스처’ 제품으로 젤 크림과 비타민C 캡슐이 같이 들어가 있는 메디큐브의 ‘딥 비타C 캡슐 크림’과 푸딩처럼 푹신한 느낌의 텍스처를 앞세운 ‘퓌(Fwee) 푸딩팟 젤’ 등 특이한 제형의 K뷰티 제품들이 소개됐다.
이희선 매니저는 앞으로 감각적인 제품이 인기를 끌게 되면 이런 제품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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