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독주 속에 오프라인 매장들 다시 꿈틀 진화된 화장품 전문점 부활 예고 메가히트 상품의 부재 속에 비건·클린 뷰티 제품 여전히 강세 패드·밤 제품도 탄력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2-12-22 16:36:27]
[Adieu! 2022 송년 기획]분야별 결산 – 총론 [CMN 문상록 기자] 만리장성의 거대한 벽을 실감한 한 해였다. 제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도시 봉쇄도 불사했던 중국의 정책에 따라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년 성장세를 기록해오던 수출액에 ‘감소’라는 굴욕을 안긴 해였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73억6,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했던 84억 9,500만 달러에 비해 13.3% 감소한 결과를 나타냈다. 중화권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여전히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는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을 제외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코로나의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일상으로의 회귀를 보여준 해였다.
화장품 분야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먹구름이 걷히는 징후를 나타냈다. 외부로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 국면에서는 사라져갔던 화장품 매장들이 속속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가 하면 마스크의 착용도 자율화로 바뀌면서 여성들의 메이크업도 점차 진해지고 있어 화장품의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올라갔다.
죽음의 거리로 전락한 명동의 경우 씨가 말라가던 화장품 매장들이 속속 영업을 시작하면서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의 방문도 늘어나고 내국인들도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번화가로 불리는 상권들의 부활이 예고됐다.
제도적으로는 뚜렷한 이슈가 될만한 점은 없었다. 다만 규제개선을 위한 노력들은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규제개혁을 통해 화장품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민·관 협의체 ‘도약! K-코스메틱’을 출범시키고 민간이 주도하는 규제혁신의 토대를 마련했다. 의장을 민간단체에서 선임하면서 종전과는 확실히 다른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아직 중소기업에는 ‘식약처=저승사자’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킨 해이기도 했다.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염색샴푸에 대해서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적용시키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을 이어갔다. 대기업에는 관대하고 중소기업에는 아직도 엄격한 식약처의 오명은 올해도 이어졌다.
식약처의 헛발질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들은 각계에서 나타났다. 특히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2011년부터 운영했던 피부특성은행을 확실하게 개선해 선보인 ‘피부-유전체 정보제공 플랫폼’으로 맞춤형화장품 시대를 선도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의 수출 활성화 및 제품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총 18개국 23개 도시에 거주하는 1만 4,000여명의 피부특성을 분석해 제공하던 데이터에 유전체 분석을 함께 얹어 제공했다.
또 화장품산업연구원은 해외에서 친환경·안전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중국이 ‘원료 안전성 평가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해 지난 10년 동안 축적했던 화장품 원료 통합정보 시스템을 제공했다.
맞춤형화장품에 대한 연구는 올해도 이어졌다. 제주테크노파크를 비롯 일반기업에서도 맞춤형화장품의 실체에 접근하는 기술이나 프로그램을 속속 개발해 발표하면서 맞춤형화장품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약처는 화두만 던져놓고 뒷짐만 지고 있지만 향후 지향해야 할 화장품 발전 방향임을 인식한 유관단체나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유통적인 측면에서는 온라인으로 기울어진 소비의 흐름이 점차 잡혀가면서 오프라인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추세가 이어졌던 해로 기록됐다.
화장품 매장들이 다시 속속 생겨나면서 이를 입증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원브랜드숍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오프라인에서 강세를 이어가던 H&B숍들이 완전한 대세로 등극했고 그 중 올리브영은 독주체제를 구축하면서 오프라인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한편 올해는 한 해를 대표할 만한 빅히트 상품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해였다. 그만큼 다채로운 제품들이 경쟁했다.
특히 올해에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트렌드인 비건과 클린 뷰티 열풍이 더욱 고착화되는 추세가 뚜렷했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제품들이 부쩍 늘어났으며 환경보호를 가치로 내세운 제품들도 꾸준하게 출시됐고 인기를 이어갔다.
제형적인 측면에서도 패드형 제품과 ‘밤’의 진화가 지속되면서 향후 제품개발의 지향점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