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검증되지 않은 박람회는 ‘PASS’가 정답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17-07-30 09: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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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문상록 편집국장] '한국에서 치러지는 화장품·미용 박람회의 위상은 언제쯤이나 높아질 수 있을까?'


지난 8년 동안 '상해국제화장품미용박람회'를 다녀올 때마다 들었던 의문이다.


화장품 역사가 한국에 비해 한참이나 처지는 중국이지만 화장품 관련 박람회의 위상만큼은 감히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진 상황을 마주하자면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던 생각이다.


특히 CBE(상해국제화장품미용박람회)의 성장 속도는 경탄을 자아낼 만큼 빠른 것이어서 부러움은 커져만 가고 있다.


CBE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적인 화장품 관련 박람회인 코스모프로프를 대표하는 볼로냐와 홍콩의 아성을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서 규모면에서는 이제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이러한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성장일로에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만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상해만이 아닌 북경이나 광저우와 같은 큰 도시에서도 같은 형태의 박람회가 해마다 열리지만 이들 박람회가 CBE만큼이나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CBE의 남다른 성장의 이면에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건 다름 아닌 '선택과 집중'의 묘다.


중국 제1의 경제도시를 거점삼아 시작했다는 점과 해외에 손을 내밀어 중국을 겨냥한 제품들을 대거 유치하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CBE는 이제 화장품·미용 박람회로는 세계적인 반열에 우뚝 선 것이다.


거기에 비해 비슷한 역사를 가진 한국의 화장품·미용박람회는 아직도 '국제박람회'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부끄러울 만큼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경쟁도 심하다. 그나마 가장 선두라고 평가받는 서울국제화장품미용박람회 조차도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비슷한 박람회가 마구 생겨나면서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박람회를 진행해 해외기업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박람회 에이전트로서 역할을 해오던 '코이코'마저 경쟁에 뛰어들면서 더욱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코이코와 서울전람이 손잡고 야심차게 준비한 '인터뷰티페어코리아'는 8월 하순에 열릴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박람회인 만큼 업계에서도 그동안의 박람회와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과 함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종전 한국에서 열렸던 박람회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이코 측에서는 유수한 해외 화장품 관련 박람회의 한국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구축했던 유력 바이어의 대량 방출을 약속하고 부스 가격도 기존 박람회에 비해 낮춘 덤핑 영업으로 박람회를 조직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만 초청이 가능한 바이어 확보가 쉽지 않고 국내에서 치러진 박람회에 참가했다 재미를 보지 못했던 다수의 기업들이 이를 외면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수출을 위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사드로 인해 묶여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을 아직 검증도 되지 않은 미완의 박람회로 끌어 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인터뷰티페어코리아'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화장품·미용 박람회의 어두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박람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무게 실린 관측이다.


아직 뚜껑을 열기도 전부터 어두운 소문이 무성한 박람회를 선택하기보다는 차라리 한번을 나가더라도 검증된 박람회를 선택하는 슬기로운 기업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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