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신뢰 중시 "화장품, 본질 더 가까이"
시대감성에 부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잘 전달해야
2022 화장품 산업 전망 컨퍼런스
[CMN 이정아 기자·심재영 기자·신대욱 기자·박일우 기자] 본지는 지난 4일 ‘2022 화장품 산업 전망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강남 소재 라라스테이션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됐다. 여전한 코로나 국면 때문이다.
테마 역시 코로나를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에 이어 ‘비욘드 코로나(Beyond Corona):공존을 위한 새로운 탐색’으로 정했다. 이날 강연은 ▲마케팅 ▲유통 ▲상품 ▲글로벌 ▲친환경 패키지, 5개 키워드로 진행됐다.
바이브컴퍼니(구. 다음컴퍼니) 인사이트마이닝팀의 신수정 팀장이 1강 마케팅을 맡았다. 빅데이터로 바라본 화장품 산업 트렌드를 짚었다. 화장품의 본질,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라이프와의 관련성, 메시지의 동시대성을 내년도 화장품 산업이 가져가야 할 키워드로 꼽았다.
2강 유통은 매출이 폭발하는 화장품 라이브 커머스를 주제로 서경환 라라스테이션 대표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쇼호스트로도 유명한 서 대표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의 소통 임을 거듭 강조했다.
3강 상품 키워드로 강연을 한 홍울 온유 대표는 뷰티 트렌드를 통해 2022년 주목해야 할 카테고리 제품들을 제안했다. 진화하는 염모제를 비롯해 멀티스틱의 확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샤론 궉 민텔 아시아뷰티 분석 총괄 애널리스트 부디렉터가 새로운 신뢰시대에 뷰티 산업이 성장하는 법을 주제로 4강 글로벌 키워드 강연을 했다. 코로나로 대면이 어려워진 뷰티 비즈니스에서 더욱 중요해진 고객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고 브랜드를 성장시킬지 조언했다.
마지막 이민성 리베이션 대표가 뉴노멀 시대, 친환경 패키지의 변화와 미래를 점검했다. 지속가능 패키징의 중요성과 코로나 이후 패키지의 새로운 기준은 무엇인지, 글로벌 뷰티 업계 패키지 개발 동향은 어떤지, 살피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제 1강 - 마케팅
빅데이터로 바라본 화장품 산업 트렌드
우리가 분석하는 방식은, 추이를 보는 것이다. 고객이 소셜상에서 어떤 단어를 얼마나 많이 이야기하는지, 또 그 양이 줄어드는지 늘어나는지를 통해 트렌드를 발견한다. 안타깝게도 ‘화장품’은 줄어드는 키워드다. 2018년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고객들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일상 속에서 얘기하는 키워드는 아니었다.
2018년 화장품하고 거의 비슷했는데 현재 화장품보다 4배수 넘게 뛴 키워드가 있다. ‘유튜브’다.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
이 둘의 차이는 뭘까? 콘텐츠다. 화장품은 사용경험 외 고객들의 일상에서 얘기할만한 콘텐츠가 확연히 부족하다.
화장품과 유튜브를 비교하는 건 너무 다른 영역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화장품과 유사한 카테고리인 향수는 화장품과 달리 소셜에서 언급량이 늘고 있다. 패션, 미식, 향수 등등 향수가 취향을 말하는 것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비건도 오히려 늘어난다. 예전에는 식문화 위주의 비건이었다면 지금은 바르는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화장품 산업도 올라타야 한다. 오늘 강조할 메인 메시지는 화장품의 본질(essential), 브랜드의 아이덴티티(identity), 라이프와의 관련성(relevance), 메시지의 동시대성(cotemporary) 이렇게 4가지다. 내년도 화장품 산업이 가져가야할 키워드다.
고급, 이미지, 매력 보다는 건강, 안심, 안전, 신뢰를 더 중시한다. 내 피부에 건강한지, 안심해도 될지, 신뢰할 수 있는지, 화장품은 본질의 영역에 더 가까워졌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감성이 있는데 그건 ‘줄이다’이다. 코로나는 자신의 소비를 되돌아본 계기가 됐다. 소비를 다시한번 재세팅하면서 소비의 변화가 있었다. 화장품에서는 뭘 줄였나? 마스크를 쓰다보니 볼터치, 립은 중요성이 확실히 줄었다. 색조 영역은 줄고 기초는 늘었다.
코덕도 바뀌었다.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며 색조덕후가 유행했으나, 진득한 브랜드 팬으로서 기초덕후들이 늘었다. 특히 내 피부에 맞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오래 가져간다. 한번 정착한 기초템은 잘 갈아타지 않는다. 브랜드 충성팬을 만들기 좋아졌다. ‘시드물’ 같은 성공한 기초 정착템들은 정직한 성분으로,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정직했다.
두 번째,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가 중요해졌다. 고급은 내려가고 취향, 감성이란 키워드가 올라갔다. 브랜드를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고유의 시그니처, 모든 브랜드에서 시그니처가 중요하다. 색감, 패턴, 재질 등 브랜드마다의 고유한 시그니처가 존재한다. 그냥 예쁜 색감은 없다. 구체적이다. 색감이란 부분도 브랜드의 정체성, DNA를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다. 잘한 게 ‘롬앤’이다. 정체성 가진 브랜드로 최근 빠르게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백화점, 대표 브랜드, 이런 타이틀에 휘둘리지 않고 ‘끝판왕’ 같은, 브랜드만의 차별점이 있는지를 본다. 디테일 하나하나에 대한 성의가 보이는 브랜드, 제품을 넘어 브랜드의 스탠스, 태도를 본다.
세 번째, 고객 일상과의 관련성이다. 제품이 나의 일상 속에 놓여져야 한다. 코로나 이후 주목받은 것 ‘루틴’이다. 재택근무 등으로 개인 스스로의 시간관리가 중요해졌다.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루틴에 제품이 들어가야한다. 아침에 쓰는 건지, 저녁에 쓰는 건지, TV볼 때 쓰는 건지, 고객상황에 따라 무수히 쪼개질 수 있다.
루틴이 하루 단위라면, 루틴과 함께 긴 호흡으로 리추얼이 떴다. 젊은 고객은 스스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을 원한다. 리추얼 잘하고 있는 브랜드가 ‘논픽션’이다.
네 번째, 시대감성이다. 시대감성이 변했다. ‘아름답다’가 줄어들고 ‘멋지다’, ‘힙하다’는 말이 늘었다. 아름다운 건 타고났다. 보긴 이쁘지만 나와 관련성이 없다. 멋짐은 내가 만들 수 있는 것, 내가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도 달라졌다. 기존의 미를 벗어나고 전복시키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즐거움에서 의식있는 소비자로 변했다. 환경 가치를 중시한다. 죄책감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환경, 동물, 전지구적 연대로서 죄책감이다. 가치관과 라이프가 개입된 용어, 대체품이란 키워드가 뜬다. 스펙을 차별화할 것이 아니라 가치를 차별화해야 한다.
소비, 돈쓰다의 의미 주체로 참여해 의미있는 소비를 하고자 한다. 이런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면 불매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 반대로는 돈쭐을 낸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브랜드 지지가 소비문화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의식있는 소비자들이 점점 소비 전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한다.
오늘 네가지 말씀드렸다. 이걸 내년도 사업계획 세울 때 네가지 질문으로 쓰시면 좋겠다. 프로덕트는 본질에 충실한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전달했는지, 신(scene:장면)에서는 고객 일상속에 들어가 관련성을 갖는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시대감성에 부합한지, 내년에 활동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질문으로서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제2강 - 유통
매출이 폭발하는 화장품 라이브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알아야 상품을 잘 팔 수 있다. 더불어 유통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적절한 포지셔닝을 통해 상품을 많이 판매할 수 있다.
중국 광군제에서 라이브 커머스로 하루동안 1조원어치를 판다. 그 중 제일 잘 팔리는 상품이 화장품이다. 현재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170조에 달하며, 화장품 산업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규모를 2025년 4조를 예상했으나 이미 네이버쇼핑라이브 규모만 3조에 달한다. 전체적 유통 시장이 라이브 커머스를 향해 있다고 본다.
라이브 커머스란 소통의 공간이다. 단지 상품을 팔고 끝나는게 아니라 생방송 채팅을 통해 계속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TV홈쇼핑에서 모바일 홈쇼핑으로, 다시 라이브 커머스로 쇼핑 트렌드가 바뀌는 추세 역시 이 ‘소통’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국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은 네이버, 카카오, 배민, 아프리카TV, 그립, 소스라이브, 11번가, 쿠팡. 티몬 등이 있다. 네이버쇼핑라이브 비중이 70%로 압도적이며, 진입장벽도 가장 낮아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 네이버쇼핑라이브의 올 10월 뷰티 매출만 500억 이상인 걸로 안다.
라이브 커머스가 가진 장점 중 가장 큰 것은 중간 마진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소비자는 더욱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더불어 판매 데이터를 확보, 분석함으로써 소비자 구매 패턴에 맞는 스나이퍼 타깃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라이브 커머스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다.
라이브 커머스를 왜 해야 할까? 돈만 많으면 대기업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면 된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최소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집에서든 커피숍에서든 판매자인 ‘나’와 최소한의 장비만 있으면 가능하다. 스튜디오를 빌려서 해도 큰 돈이 들지 않는다. 휴대폰을 사용해 촬영하고 삼각대, 조명, 마이크 등 기타 장비를 구매하는 비용은 몇 십만원이면 된다. 최소비용으로 홈쇼핑 못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커머스로 몰려들고 있다. 올해 라이브 커머스 뷰티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8배나 커졌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유통 채널로서 활성화 정도를 5% 내외로 보고 있다. 시작할 거라면 빨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라이브 커머스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방송 전에 꼭 해야할 것이 두 가지 있다. 먼저 사전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유료 바이럴을 추천한다. 더불어 상세페이지를 미리 세팅해놔야 한다. 상세페이지는 말로 다 하지 못한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자세하게 전달해주는 창구다.
라이브 커머스는 대략 1시간 방송 기준으로 이벤트 및 혜택 안내 → 전체상품 간략하게 보여주기 → 상세설명 및 소통 → 질문과 답변 → 잘나가는 상품 다시 설명하기 → 구매확신 멘트 및 구매자들 채팅 읽어주기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이벤트 등 혜택을 먼저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적으로 이 때 매출이 급격히 오른다. 상품을 설명할 때 장점을 2가지 정도로 풀어내 간략하게 전달하고, 이어 소비자와 소통하며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는 게 좋다. 방송을 하다 보면 판매자가 주력으로 팔려는 상품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 바로 잘 나가는 상품을 다시 설명하는 방식으로 판매전략을 바꿔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이해와 구매결정 시간을 충분히 준 다음 방송 말미에 구매확신 멘트 등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면 통계적으로 다시 매출이 급상승한다. 1시간 방송 기준으로 이벤트 혜택 등을 설명하는 시작 후 5분께와 구매확신 멘트를 날리는 종료전 5분께가 가장 매출이 크게 일어난다.
판매자는 소비자를 100% 이해할 수 없다. 소비자와 소통을 통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판매하려는 상품의 주소비층과 최대 매출이 일어나는 시간대 등을 분석, 방송을 진행하면 매출 1위도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다.
제 3강 - 상품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의 확장으로 보는 뷰티트렌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람 간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untact)’ 트렌드가 생활 습관 중 하나의 요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손을 많이 사용하는 뷰티 제품은 퍼프나 브러시 등의 어플리케이터를 제품 내에 내장하거나 손에 묻히지 않고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틱형 아이템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진화하는 염모제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미용실을 방문하기 보다 셀프 염색을 선호하는 경향인데, 장·노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셀프염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새치를 살리면서 색을 입히는, 웰에이징 컬러케어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4주 이상 사용으로 새치와 흰머리가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샴푸가 올해 대박을 터트려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 중반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스틱형 화장품은 올해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이 스틱형으로 나오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스틱형 화장품은 국내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아 시장 확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간편함을 좋아하는 MZ세대의 취향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대중의 취향을 저격했고, 청결과 위생을 중시하는 요즘 트렌드와도 부합해 앞으로도 다양한 스틱 제형의 화장품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제품의 카테고리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후 선케어의 역할이 확장됐는데, 톤업과 선크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톤업 하나로 자외선차단 효과도 누릴 수 있어 간편하고 경제적이다. 클렌징 토너도 경계가 사라진 사례다.
쿠션은 첫 선을 보인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이전 세대에 나왔던 비비크림에 비해서도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덧바를 수 있어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베이스메이크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쿠션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여러 가지 기능을 접목시켜 보다 진화된 쿠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가히 링클 바운스 멀티밤 스틱은 오일을 스틱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그런데 스틱을 캡슐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스틱에 회오리 느낌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히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다른 중소기업도 충분히 가히를 뛰어넘는 스틱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한 가지 새로운 카테고리로 주목받은 제품은,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 샴푸다. 수년 전부터 탈모 샴푸가 인기를 끌더니 올해는 모다모다로 인해 새치케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겼다. 새치케어를 마스카라 형태로 하는 등 다양한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이 기대된다.
이밖에 패드는 이미 대중화되어 있는 제품군이다.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퀵앤이지 컨셉을 매우 좋아한다. 그렇기에 패드가 인기를 끈다. 패드는 단순히 클리어링만하는 각질패드에 머물지 않고, 앰플패드, 기미패드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오젠이 만든 깻잎패드가 인기다. 화장 전에 화장을 잘 먹게하는 부스팅 패드도 나왔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남자들이 면도 후에 사용하는 쉐이빙 패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슬리핑 팩도 주목할만한 카테고리다. 입술 전용 수면팩이 출시됐는데 각각의 신체 부위나 TPO에 따라 제품군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망해 보자면, 우선 가히를 선두로 중대형 브랜드들이 잇따라 틱 제품을 출시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히를 선두로 더샘, 엔프라니, 토니모리가 스틱형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없던 스틱형 제품이 새로 생긴게 아니라 있던 제품이지만 새롭게 부각시킨 것이다. 스틱은 단순한 게릴라성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롱런할 것으로 보인다.
제 4강 - 글로벌
새로운 신뢰 시대에 뷰티산업이 성장하는 법
신뢰에 대한 강조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민텔은 2019년 보고서에서 지능이 있는 아름다움(beauty with a brain)을 말한 바 있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내용, 그리고 실제 사용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닌 제품 홍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2년이 흐른 지금 신뢰의 중요성은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표현 방식은 이전과 다르다. 소비자들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정보를 얻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까다로워지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브랜드들은 누가 전문가가 되며 어떻게 모든 개인들이 브랜드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지를 재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개개인들이 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어디에서 찾게 될까? 우선 글로벌 측면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냅챗, 틱톡 그리고 아마존 라이브와 같은 소셜미디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나오는 영향력 있는 신뢰의 목소리를 꼽을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소셜미디어에 그치지 않고 라이브 스트리밍이 결합된 플랫폼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위챗, 카카오, 대만의 17라이브, 싱가포르의 비라이브(Be.Lve) 등의 플랫폼이다.
흥미로운 것은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독립적인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들이다. 싱가포르의 콰이보(Qaibo)라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이같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도입은 보다 가속화됐다. 민텔의 ‘글로벌 소비자 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10명중 4명이 정기적으로 라이브 스트리밍 컨텐츠를 본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시대로 인한 봉쇄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이 증가했다. 이에 따른 시청자수, 시청률이 매출로 이어졌다. 타오바오 라이브 프로덕트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도입한 업체수는 700% 증가했다. 글로벌 소셜 커머스를 보면 2021년말 기준 약 5,8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뢰는 제품 측면에서 보면 지식 전달과 자신감, 타협하지 않는 요소로 뒷받침된다. 기업 측면에서는 공감성, 명확한 표현, 행동, 정직, 일관성이 키워드다. 이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Direct to consumer/DTC)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회를 만들었다. 이 모델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펜데믹 기간에 급성장했는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중심에서 직접 접근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봤다.
DTC 브랜드들은 서로 다른 요소들을 결합하며 주목받았다. 디지털화,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다. 즉 루틴과 그에 따른 서비스 개인화를 결합해 성과를 봤다.
손소독제로 주목받은 터치랜드(touchkand) 브랜드는 목적을 뚜렷하게 내세우며 주목받았다. ‘터치 라이브스’ 소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에 손소독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에 더해 보다 깨끗하고 건강한 공공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시에(glossier) 브랜드는 커뮤니티 기반으로 성과를 거둔 사례다. 무엇보다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커뮤니티를 통해 다음 제품은 무엇이 됐으면 좋겠는지, 피부고민은 무엇인지는 물론 제형까지 묻는다. 이를 통해 커뮤니티에 참여한 소비자들을 브랜드에 지분이 있는 것처럼 주인의식을 느끼게 만들었다.
2017년 출시된 중국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독특한 방식으로 신뢰를 쌓은 사례다. 이 브랜드는 위챗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샤오완쯔(Xiaowanzi)라는 가상의 커뮤니티 관리자를 뒀다. 샤오완쯔는 매일 매일의 순간을 팔로워들과 소통하면서 실제 존재하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직접 참여와 공감을 높였고, 이는 높은 판매로 이어졌다.
뷰티 파이(Beauty Pie) 브랜드는 브랜드 구독자를 통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 소비자 행동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과 큐레이션에 활용했다. 이를 위해 맞춤형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팀과 기술에 높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뷰티업계는 새로운 신뢰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신뢰 시대에 뷰티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우선 브랜드 목소리를 바꿔야 한다. 브랜드 목소리는 무엇보다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이전보다 뚜렷한 목적성을 갖춰야 소비자들이 자신과 통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산업 내러티브의 전환을 꼽을 수 있다. 혁신은 제품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제품 혁신에서 나아가 산업을 아우르는 내러티브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한 브랜드 개성 확보와 지속적인 브랜드 행동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화의 확장이다. 뷰티업계에서 많이 등장한 단어로 흔한 느낌인데, 보다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솔루션뿐만 아니라 경험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이제 하나의 문장과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신뢰를 통해 브랜드는 파괴적 변화의 시대에 장기적인 고객 가치와 충성도를 얻을 수 있다. 귀하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나, 그리고 차별화도 이뤄졌나?
제 5강 - 친환경 패키지
뉴노멀 시대, 친환경 패키지의 변화와 미래
코로나19는 마스크와 일회용품 사용 증가로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세먼지나 이상고온 같은 기후 변화가 더해지며 ‘신데믹’이라는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미세먼지나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환경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친환경 패키지가 소비재 산업의 필수 요소로 주목받는 이유다.
플라스틱의 유해성은 환경오염뿐 아니라 체내 흡수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평가된다.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제 올해 초 화장품 용기 재질 개선을 촉구하며 시위에 나선 시민 단체(화장품어택시민행동)는 화장품 용기의 90% 이상이 재활용이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은 대부분이 복합재질로 돼있고 일상에서 세척이 어려우며 재활용 업체에서 선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화장품업계는 자율적으로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마련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여 나가는 정책을 밝혔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100% 제거하고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 리필 활성화, 판매 용기 자체 회수 등의 내용을 담은 이니셔티브다. 국내 화장품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친환경 패키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일이다.
코로나로 촉발된 뉴노멀 시대는 지속되는 코로나 유행 변수를 제하더라도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증가와 각국 정부가 정책으로 채택해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그린뉴딜 등이 핵심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친환경 패키지는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패키지는 포장 개념에 머물렀고, 제품 브랜드 컨셉이나 디자인의 보완 개념이 컸던 분야다. 그러나 지금은 친환경 인식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가치 변화로 마케팅의 중요 요소가 됐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핵심 요소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만 봐도 친환경 패키지 활용은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로레알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용기의 100% 리필을 유도하고 재활용 또는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유니레버도 2025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함유량을 최소 25% 확보하는 한편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1/3로 감소시킬 방침이다. P&G는 2030년까지 포장재의 100%를 재활용 또는 재사용 가능한 재질로 바꾸는 게 목표다. LVMH는 2026년까지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사용을 제로화할 예정이다.
친환경 패키지는 럭셔리나 메이크업 분야와 거리가 멀지 않을까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럭셔리나 메이크업 분야도 적극적으로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고 있다. 샤넬은 바이오 기반 소재로 만든 술라팩을 활용한 향수 패키지를 적용하고 있고, 재활용 유리와 펄프 몰드로 제작된 No.5 향수로 주목받기도 했다. 덴마크 메이크업 브랜드 키예르 바이스(Kjaer Weis)는 리필 시스템, 펄프몰드를 적용한 혁신적인 패키지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에선 톤28이 주목된다. 종이 파우치로 60% 이상에 달하는 플라스틱 케이스 사용률을 4%까지 떨어뜨렸다. 제형을 고체화하고 펄프몰드를 적용한 제로웨이스트 패키지를 실현하고 있다.
뷰티업계의 패키징 키워드는 이처럼 재활용 소재 사용과 플라스틱 대체 소재 개발, 생분해 소재 사용, 리필 활성화, 내용물 제형 변화로 요약된다.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비롯해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친환경 패키지 개발 트렌드는 우선 플라스틱 대체 연구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로레알의 페이퍼 보틀, 프리메라의 페이퍼 튜브, 이니스프리의 페이퍼몰드처럼 종이와 플라스틱 대체 소재를 활용해 플라스틱 포장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리사이클링/업사이클링(자원 재활용)도 한 축이다. SK케미칼의 에코트리아나 이너보틀의 PCR 용기처럼 화학기업들의 PCR 소재 개발이 확장되는 한편 공병 수거 등 캠페인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필 구조와 시스템 단일 소재화도 눈에 띄는 변화다. 입생로랑 세럼 리필, 헤라 에이지어웨이 세럼 리필, 연우의 스프링 없는 단일 소재 펌프가 대표적 사례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45호(2021년 11월 17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