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로컬 화장품 선호 ‘뚜렷’ … 향수 급성장
K-뷰티 현지 공장 설립 시 법적 요건·규제 철저히 살펴야
CMN 편집국 기자
[기사입력 : 2025-07-22 오후 4:23:44]
태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특별취재팀] 최근 태국 화장품 소비자들은 저자극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향수 시장이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 고유의 향기 원료인 일랑일랑(Ylang-ylang), 판다누스(Pandanus) 등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현지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로컬 향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뷰티 산업을 소프트파워 전략의 핵심으로 육성하고 있다. 산업진흥국(DIPROM)은 2025년 5월 ‘히어로 브랜드(Hero Brand)’ 프로그램을 통해 25개 유망 로컬 화장품 브랜드를 선정, 브랜딩, 제품 기획, 디지털 마케팅, 소비자 테스트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주요 유통업체의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코리아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의 일상화로 초고속 배송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발맞춰 주요 유통업체들은 당일 또는 즉시 배송 서비스 도입 경쟁에 나섰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5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5호(태국, 베트남편)의 태국 현지 화장품 전문가 인터뷰에 따르면,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태국 소비자들이 K-뷰티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자국산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커지는 추세다.
이 전문가는 “더 이상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시장성이 높다고 보기 힘들다”며 “이는 태국산 제품들의 높은 가격 경쟁력과 해외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 화장품 제조사들이 태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 “태국 진출을 꾀하는 제조사가 있다면, 현지의 법적 요건과 규제를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수 브랜드·신제품 출시 활발
태국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 MoC)에 따르면, 2024년 태국 향수 시장 규모는 3억 9,100만 달러(한화 약 5,396억 원)를 기록했으며, 연평균 5.86%의 성장세를 유지해 2028년에는 약 4억 9,100만 달러(한화 약 6,77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방콕 포스트(Bangkok Post)는 이러한 성장세가 글로벌 향수 시장의 평균 성장률인 4.25%를 상회하기 때문에 유망 소비재 분야로 꼽고 있다.
상무부는 태국 기업들이 일랑일랑(Ylang ylang), 판다누스(Pandanus), 골든 참파(Magnolia champaca), 우드(Oud) 등 태국 고유의 향기 식물 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국제 표준 생산 공정을 도입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향수 브랜드 미스(Mith), 프로드(Proad), 프란(Prann)을 보유한 향수 제조사 미미틈막(Memitmak)은 태국 향수 업계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기존에는 해외에서 향수를 구매하던 태국 소비자들이 현지 브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경기 위축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안 제품을 찾게 되면서 현지 향수 브랜드들의 우수한 품질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미틈막은 자사 국내 매출의 약 60%가 중국, 싱가포르, 중동 국가들에서 온 관광객들로부터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광객 유입이 활발한 지역에 전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방콕과 치앙마이에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파타야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밖에 태국 대표 럭셔리 스파 및 향수 브랜드 디바나(Divana)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2025년 1월에 새로운 퍼퓸 오일 5종을 출시했고, 태국 럭셔리 향수 브랜드 판푸리(Panpuri)는 2025년 2월 신제품 향수 로터스 이클립스(Lotus Eclipse)를 출시했다,
뷰티 리테일 뷰트리움은 지난 2월 방콕에서 향수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현지 유통업계도 향수 카테고리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컬 브랜드, 글로벌 진출 박차
태국 정부는 최근 로컬 뷰티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태국 산업부 산하 기관 산업진흥국(DIPROM)은 2025년 5월 소프트파워 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화장품 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본격 착수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히어로 브랜드(Hero Brand)’ 프로그램을 통한 현지 화장품 기업들의 브랜딩 역량 강화다. 태국 고유의 전통 문화적 자산과 풍부한 천연 자원을 현대적인 브랜드 가치로 재해석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히어로 브랜드 프로그램에서는 선발된 25개 유망 화장품 기업에게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부터 제품 기획 및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화장품 산업 전반에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맞춤형 컨설팅이 진행된다.
특히, 소셜 미디어 콘텐츠 제작, 우수 제조 시설 벤치마킹, 소비자 테스트를 통한 시장 검증 기회 등 실무 중심의 구체적 지원이 병행돼 참여 기업들의 실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선정 기업 중 하나인 천연 스킨케어 및 바디케어 제품 전문 기업 모네 솝(Mone Soap)은 태국에서 조달한 유기농 원료를 활용한 고품질 제품을 개발해 아세안 시장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 중이다.
또한, 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 ES 타일랜드(ES Thailand) 역시 히어로 브랜드로 선정돼 주목받고 있다. ES는 여드름 및 트러블 케어 특화 기능성 제품군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E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사용 후기와 프로모션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는 한편, 쇼피(Shopee), 틱톡(TikTok)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온라인 피부과 플랫폼 스킨X에 입점해 디지털 유통 확장에 나서고 있다.
뷰티 유통, 배송 속도 경쟁 심화
태국 화장품 유통채널들이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즉시 배송 서비스 시장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뷰티 유통 기업들의 당일 배송, 즉시 배송과 같은 배송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리테일러는 막대한 투자를 통한 자체 물류 네트워크 구축으로, 중소 브랜드는 플랫폼 협업을 통한 유연한 배송 서비스로 각각 차별화를 추진하며 시장 내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IT 플랫폼인 그랩(Grab)의 온라인 식품 배달 서비스인 그랩마트(Grabmart)는 빠른 배송에 힘입어 이러한 수요에 부합하는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그랩마트 내의 건강 및 뷰티 카테고리도 빠르게 확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그랩은 2022년부터 뷰티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부츠(Boots), 뷰트리움(Beautrium), 마츠모토 키요시(Matsumoto Kiyoshi) 등 주요 뷰티 드럭스토어와의 협력을 시작했으며, 2025년 현재까지 제휴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5년 5월에는 일본 및 한국 뷰티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뷰티 드럭스토어 체인 파운드 앤 파운드(Found & Found)가 25분 내 도착을 보장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해 그랩마트와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글로벌 대형 뷰티 유통채널 태국 왓슨스(Watsons)는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통한 전국 단위의 속도 경쟁에 나서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태국 왓슨스는 물류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2026년 초 방콕 인근에 2만 5,000㎡ 규모의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최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설된 대규모 물류센터는 전국 단위 유통망의 핵심 허브로 기능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 주문을 통합 관리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77개도에 걸쳐 운영 중인 750개 이상의 매장 네트워크와 물류센터를 연계해 전국 단위의 효율적인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5년 3월 1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태국 왓슨스의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미스트, 세럼, 로션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브라이트닝 및 다크 스팟 케어 효과를 강조한 제품이 3월 2주차와 5월 2주차 Top 10에 각각 4, 6개가 포함돼 피부 톤 관리와 잡티 개선에 대한 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보여줬다. 또한, 미스트, 젤 크림 등 산뜻한 제형과 간편한 사용감을 가진 수분 공급 제품들이 꾸준히 10위권에 오르면서 가벼운 질감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반영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2025년 3월 1주차와 5월 2주차 Top 10 중 각각 4, 6개를 태국 브랜드가 차지해 자국 브랜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독일 브랜드 니베아가 3월 1주차에 3개 제품, 일본 브랜드 하다라보가 5월 2주차에 3개 제품을 각각 Top 10에 올렸다.
로션 인기 브랜드, 일본 지에이
지에이(Za)는 1997년 시세이도(Shiseido) 그룹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브랜드다.
시세이도의 탄탄한 기술력과 아시아 여성들의 피부 고민을 정확히 짚어내는 접근 방식을 통해 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지에이 트루 화이트 EX 에센스 로션에 대한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제품 사용 1~2주 만에 피부 톤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사용 후 즉각적인 피부 결 개선과 더불어 꾸준한 사용 시에는 색소 침착 부위가 옅어졌다는 경험담이 다수 확인됐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5년 3월 1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태국 왓슨스의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립 제품과 베이스 메이크업이 강세를 보였다.
3월 1주차에는 지속력, 워터프루프, 자외선 차단 효과 등 태국 기후에 적합한 기능성 색조 메이크업과 산뜻한 마무리감의 파우더 제형 베이스 메이크업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 5월 2주차에는 보습 효과와 더불어 생기 있는 혈색을 연출하는 틴티드 립 밤 4개가 Top 10에 올라 소비자들의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었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과 태국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3월 1주차에는 태국 브랜드 7개, 미국 브랜드 3개로 두 국가가 10위권을 양분했다.
아이라이너 1위, 시바나 컬러스
시바나 컬러스(Sivanna Colors)는 프랑스 화장품 기업 시바나(Sivanna)와 태국 기업 홍파 인터내셔널(Hong Fa International Co., Ltd.)이 손을 잡고 탄생시킨 메이크업 브랜드다.
시바나 컬러스는 태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매년 태국 뷰티 유통채널 뷰트리움(Beautrium)과 협업해 동일한 색상의 하트 스티커가 부착된 두 가지 제품을 함께 구매하면 할인을 제공하는 ‘더 듀오 딜(The duo deal)’ 행사를 진행해 인기를 얻고 있다.
시바나 컬러스 아이 포커스 파인 아이라이너의 사용자 후기를 분석한 결과, 한 번만 그려도 진한 발색이 유지되고, 외부 활동이 많은 날에도 번짐이나 무너짐 없이 깔끔한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인기 헤어케어 제품 분석

2025년 3월 1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태국 왓슨스의 헤어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모발 보습과 손상 복구 효과를 강조한 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3월 1주차에는 히알루론산 성분이 함유된 로레알의 샴푸와 컨디셔너가 Top 10 중 4개를 차지해 보습력을 강조한 제품이 인기가 높았다, 반면, 5월 3주차에는 손상 모발 복구 및 탈모 방지 기능성 제품이 10위권 중 9개로 소비자의 관심이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프랑스 브랜드 로레알이 2025년 3월 1주차에 1~4위 및 7위, 5월 2주차에 1~3위를 휩쓸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로레알의 엘세브 엑스트라 오디너리 오일은 6주 간의 분석 기간 내내 1위를 유지해 인기가 높음을 입증했다. 뒤를 이어 미국 브랜드 헤드앤숄더와 영국 브랜드 도브도 꾸준히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샴푸 인기 브랜드, 헤드앤숄더
헤드앤숄더(Head&shoulders)는 1961년 미국에서 탄생한 두피 건강 전문 샴푸 브랜드다.
헤드앤숄더는 2024년 태국 인기 아티스트 막차(Mackcha)와 협업해 브랜드의 2in1 샴푸 특징을 세계 최초로 캐릭터 ‘샬롯 2in1(chalotte 2in1)’에 담아냈다.
이를 테마로 미술관 전시를 개최하고 캐릭터가 그려진 한정판 제품을 미스터리 박스 자판기로 판매하는 등 이색 프로모션을 진행해 태국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헤드앤숄더 애플 프레쉬 안티 댄드러프 샴푸 사용자 후기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은 제품의 향이 은은하게 오래 지속된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고, 이런 장점 덕분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깨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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