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즈·설화수도 당했다 … 위조상품 대책 마련 시급

미국 위조상품 구매 피해자 70.8% “정품으로 속아서 구매”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02-12 18:48:49]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미국 뷰티 시장 위조상품 동향
자료=마크비전

[CMN 심재영 기자] 위조상품의 확산이 뷰티 업계에서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정품을 선호하지만 상당수가 자신도 모르게 가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악성 셀러들은 점점 더 정교한 기술을 활용해 뷰티 브랜드 정식 제품을 전문적으로 모방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브랜드 보호 솔루션 스타트업 마크비전(MARQVISION)은 최근 이런 사실을 담은 ‘미국 뷰티 시장 인사이트 리포트 : K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과제’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K뷰티 브랜드가 직면한 위조상품의 위협과 소비자 데이터로 본 악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마크비전은 미국 성인 소비자 2,697명 중 위조상품 구매 경험이 있는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위조품 구매자의 70.8%는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정품’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브랜드명을 약간 변경하거나 한글로 된 유사 상표를 사용하는 등 외국인이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기 때문이다. 외관과 가격이 정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어떤 뷰티 브랜드의 위조상품을 구매했느냐는 질문에는 로레알이나 메이블린, 크리니크, 맥 같은 글로벌 브랜드 뿐만 아니라 라네즈, 설화수부터 국내 인디 브랜드까지 있어 K뷰티가 악성셀러들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조 상품, 브랜드 평판에 부정적 영향
자료=마크비전
자료=마크비전

응답자의 69.2%는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정품이라고 믿었지만 70.8%는 나중에 자신이 구매한 것이 위조상품임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여전히 위조상품은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자 경험은 브랜드 평판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료=마크비전

응답자의 29.4%는 위조상품을 구매한 이후 해당 브랜드가 정품일지라도 다시 구매하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15.8%는 브랜드가 위조상품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점을 비난했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자들이 의도치 않게 위조상품을 구매했더라도 브랜드에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의미한다. 위조상품을 받고 소비자가 경험한 실망감과 좌절감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를 크게 훼손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응답자의 단 1.2% 만이 위조상품을 구매한 후에도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으며, 이는 부정적인 경험이 예외가 아니라 일반적임을 시사한다.

악성셀러들은 정품과 공식 쇼핑몰을 점점 더 정교하게 모방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보다는 소비자를 속여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외관과 포장을 정밀하게 재현하는데 집중한다.

그 결과 위조상품이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피해를 초래할 경우, 브랜드는 부당하게 비난을 받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위조상품을 발견하고 신고하는 것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 브랜드나 유통업체에게 위조 여부를 직접 확인해 보는 응답자는 7.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가품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수적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위조상품 판매 리스팅을 삭제하며, 주요 악성셀러 네트워크를 근절해야 브랜드 평판을 보호하고 소비자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위험성이 높은 충동 구매 플랫폼, SNS
자료=마크비전

SNS는 뷰티 브랜드가 위조 뷰티 제품과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조상품 구매의 43.0%가 소셜 미디어에서 이뤄졌으며, 이는 SNS가 위조상품의 주요 출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위조상품 구매자의 28.0%가 SNS에서 필수적인 정품 여부 확인을 생략한 채 충동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린다는 조사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SNS의 시각적이고 즉각적인 소통 특성은 빠른 의사결정을 부추긴다. 악성셀러들은 이를 이용해 정교하게 제작된 ‘저렴이 제품(Dupes : 듑스)’을 보여주고, 소비자가 그 자리에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매력적인 거래를 제안한다.

악성셀러들은 데스크톱 클로킹 같은 기술을 활용해 위조상품 판매 리스팅이 브랜드 보호 솔루션에 발견되지 않도록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 구매를 유도한다.

또한 SNS는 뷰티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응답자의 32.0%는 SNS 플랫폼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접한다고 답했다. 특히 ‘가성비 뷰티’와 ‘저렴이’ 등 저렴한 대체품의 홍보는 위조상품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구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SNS 채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가짜 뷰티 제품을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유명 마켓플레이스도 위조상품 노출 위험
자료=마크비전

뷰티 브랜드의 정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채널은 아마존과 이베이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다. 응답자의 58.8%는 이런 마켓플레이스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위조상품 구매의 38.2%가 이런 마켓플레이스에서 이뤄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는 신뢰받는 마켓플레이스들도 주요 가품 유통 플랫폼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를 종합하면, 마켓플레이스는 비교적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거래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IP 보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핵심 플랫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마켓플레이스와 브랜드가 위조상품과 악성셀러를 철저히 조사하고 제거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악성셀러들은 이러한 신뢰받는 플랫폼에 침투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이들은 마켓플레이스의 방대한 사용자와 글로벌 도달 범위, 신뢰를 악용해 의심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가짜 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브랜드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뷰티 브랜드가 마켓플레이스의 신뢰와 평판에만 의존해선 안된다. 위조상품 판매 리스팅을 신속하게 식별하고 제거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특히 미국 내 주요 마켓플레이스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판매자 인증 프로그램 도입, 제품 인증 절차 강화, 위조상품 등록 차단 등 가품 방지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뷰티 브랜드가 이러한 플랫폼들과 협력해 IP보호를 강화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라네즈·설화수 등 K뷰티도 위조상품 많아
자료=마크비전

위조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 중 로레알, 메이블린, 클리니크 브랜드는 각각 20%를 초과했으며, 이들 브랜드를 악성셀러들이 주요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맥, 에스티로더와 함께 유명인들이 론칭한 카일리코스메틱과 펜티뷰티를 포함한 7개 브랜드가 10% 이상의 응답률을 보이며 위조상품의 주요 타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악성셀러들이 집중하는 뷰티 브랜드들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도와 인지도를 자랑하며, 수요가 많은 브랜드들이다. 특히 인기 있는 뷰티 브랜드들은 악성셀러들에게 더 큰 수익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타깃이 되고 있다.

카일리코스메틱과 펜티뷰티와 같은 유명인이 론칭한 뷰티 브랜드는 각각 10.4%의 응답자가 위조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브랜드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뷰티 브랜드를 확인하기 위해 인플루언서를 적극적으로 팔로우하지 않지만, 유명인의 높은 인지도와 그를 활용한 브랜딩은 SNS에서 높은 참여율과 구매를 이끌어낸다.

악성셀러들은 이러한 뷰티 브랜드의 가시성을 악용하고 있다. 딥페이크 기술과 저작권 침해 이미지를 활용해 유명인과 연관된 뷰티 제품의 위조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속이고 있다.

라네즈(4.0%), 설화수(3.4%), 이니스프리(2.6%), 에뛰드하우스(2.2%)와 같은 K뷰티 브랜드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악성셀러들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

특히 K뷰티 브랜드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위조상품이 소비자들의 첫인상을 훼손하거나 브랜드 평판을 손상시킬 위험에 직면해 있다.

악성셀러들은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은 K뷰티를 발판 삼아 미국 시장에서도 가품을 유통하며 K뷰티의 글로벌 성공을 악용하고 있다.

이러한 K뷰티 트렌드는 기업들이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국내외에서 IP를 보호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새롭게 진출한 국가에서 위조상품 문제에 노출되면 장기적인 평판과 소비자 신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강 위험으로 이어지는 브랜드 피해
자료=마크비전

위조 뷰티 제품은 소비자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며, 이는 해당 브랜드뿐만 아니라 뷰티 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1%는 위조 뷰티 제품을 사용한 후 경미한 자극이나 불편함을 겪었고, 9.1%는 심각한 부작용이나 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부작용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믿고 구매했던 뷰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크게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소비자는 위조상품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경험하면, 그 부정적인 경험을 정품 브랜드와 연관 짓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응답자의 26.2%는 자신이 겪은 위조상품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공유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SNS와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 평판에 더 큰 피해와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
자료=마크비전

가짜 뷰티 제품으로 인한 건강 위험은 뷰티 업계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과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17.6%의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게 됐고, 15.2%는 뷰티 업계 전체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는 위조상품의 영향이 특정 브랜드를 넘어서 뷰티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료=마크비전

스킨케어와 페이스 메이크업(파운데이션, 컨실러 등)은 위조상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카테고리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61.8%가 스킨케어, 38.2%가 페이스 메이크업의 위조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아이 메이크업(34.2%)과 립 제품(30.4%)이 그 뒤를 이었다.
자료=마크비전

이러한 제품들은 가격대가 높고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악성셀러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악성셀러들은 외관과 포장을 정교하게 모방해 소비자들이 정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환상을 주로 전략적으로 사용한다.

스킨케어(61.8%)와 아이 메이크업(34.2%) 같은 고위험 카테고리는 특히 민감한 부위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제품들의 위조상품은 소비자에게 장기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마크비전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브랜드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위조상품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강력한 브랜드 보호 전략을 도입하고, 규제 기관 및 플랫폼과 협력해 위조상품 판매 리스팅을 삭제하며, 소비자에게 위조상품을 식별하고 피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마크비전
Copyright ⓒ cm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뉴스레터뉴스레터구독신청

제휴사 cbo kantarworldpanel kieco
img img
스크린뷰광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