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전문점·로드숍, 외국인 필수 쇼핑 채널로 약진

대한상의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 개최 … 면세점은 ‘울상’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4-12-18 13: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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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심재영 기자] 화장품의 주요 유통채널인 H&B(Health & Beauty) 전문점과 로드숍이 외국인들의 필수 쇼핑코스로 부상해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의는 지난 2일 상의회관에서 올해 유통업계를 결산하고 내년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미리 조망해보는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한상의는 “내년에는 미국의 우선주의, 관세 인상, 미‧중간 무역갈등 고조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와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백화점 명칭 변경’, ‘AI 쇼핑 도우미’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BCG코리아 소비재 부문 송지연 파트너는 “자기 탈피를 해내는 진화를 못하면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 유통업의 본질이다”라며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하루 빨리 벗어나 파괴적 혁신을 단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프라인 유통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과거의 오프라인 유통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점포가 아닌 고객 중심으로, 가격과 원가가 아닌 데이터와 고객 인사이트 등에 기반한 사고와 변화 없이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커머스에 대해서도 “개인화된 최적의 맞춤형 고객경험 제공,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커머스, 여기에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운영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점 분야 발표에 나선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의 쇼핑 장소가 시내 면세점에서 H&B 전문점, 즉 올리브영으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면세점 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반면, 올리브영의 올해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약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선규 한국면세점협회 단장은 올해 면세점 업황은 극도로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면세점의 소비층이 소수의 대량구매자에서 개별 여행객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면세점 쇼핑보다 체험형 관광이 선호되는 경향을 보이고, 외국 관광객이 쇼핑 장소로 면세점보다 로드숍을 찾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황 단장은 내년에도 면세점 업계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우리와 중국의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 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는데다 중국의 시내면세점 확대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업계 발표에 나선 이미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박사는 “C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략과 더불어 내수시장 한계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올 7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쇼핑 도우미 루퍼스(Rufus)가 정식 출시되면서 AI쇼핑 도우미 시대가 개막됐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쇼핑 검색 여정 전반을 도와주는 쇼핑 내비게이터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서 이들과의 경쟁을 비껴갈 수 있는 특정 카테고리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일본과 미국, 태국, 캐나다 등 13개국에 유통하고 있고, 식품 플랫폼 컬리는 싱가포르, 홍콩,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진출에 힘입어 중국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 백화점 업계 발표에 나선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에 따르면 백화점업의 키워드로는 ‘백화점 명칭 변경’과 ‘Town화’가 꼽힌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부산점을 ‘커넥트 현대’로 변경했고, 신세계는 경기점의 명칭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대형마트 업계 발표에 나선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대형마트가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에는 0.8%로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 이유로는 내식 수요 유지에 따른 식품 카테고리의 선방, 비식품의 개선 흐름, 신규출점 등을 들었다.

이어 편의점업계 전망에 나선 신종하 BGF 리테일 실장은 내년 편의점 시장이 부정적인 영업환경 속에서도 선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상황이 부정적일수록 근거리에서 필요에 따른 소량구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타 전문 소매업과 서비스업의 매출을 편의점이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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