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 '친환경·온라인'
K-뷰티 수출 국가별 전략 수정 불가피···동남아 한류 열풍 주목해야
글로벌 화장품 시장 동향 분석
[CMN 심재영 기자]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시장 트렌드 키워드를 ‘친환경’과 ‘온라인’이라는 두 단어로 압축해버렸다.
친환경과 온라인은 벌써 수년째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군림해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이 두 키워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것이다.
본지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를 바탕으로 지난해 세계 화장품 소비 트렌드와 인기 제품, 유통 환경 변화 등 전체 시장 흐름을 정리해봤다.
종합해보면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소비 포인트로는 ▲홈케어, 셀프케어 인기 ▲친환경, 무폐기물 소비 트렌드 확산 ▲K-뷰티 인기 지속을 꼽을 수 있으며, 제품으로는 ▲클린뷰티 컨셉이 인기를 끌고 ▲천연 화장품 브랜드가 증가했으며, ▲로컬 화장품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환경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유통이 확대되고 ▲라이브 스트리밍이 활성화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홈케어, 셀프케어 인기
카자흐스탄에선 코로나19로 홈케어족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종 매체들은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셀프 스킨케어에 대한 정보를 다수 제공했다.
또한 모델링 마스크로 불리는 알긴산 성분의 마스크팩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부위별 피부 상태에 따라 그에 적합한 성분이 사용된 부위별 마스크가 트렌드를 형성했다. 카즈흐스탄 내 인기가 높은 마스크팩 중 다수가 러시아와 한국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기있는 한국 마스크팩 브랜드로는 닥터자르트,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등이 있었다.
미국의 경우도 코로나19로 DIY, 셀프케어 뷰티가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미용 서비스 업체들이 문을 닫고 신체접촉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미용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네일케어, 헤어 염색 등 DIY 및 셀프케어 미용 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셀프케어 방법을 소개하는 SNS 영상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 확산
일본의 경우는 피부에도 좋고 환경에 이로운 친환경 뷰티가 대세를 이뤘다. 지난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본인의 증가로, 천연, 클린 제품의 수요가 증가했다. 화장품 사용이 피부 외에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가치 전달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한가지 예로, 일본의 마마 아쿠아 사봉(MAMA AQUA SAVON)이 2020년 2월 중순 산호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자외선차단제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또한, 키엘, 겔랑, 멜비타 등의 다양한 친환경 활동과 그린마케팅이 일본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멕시코에서도 화장품 시장에 친환경 무폐기물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몇 년 간 멕시코 화장품 트렌드로 친환경이 대두됐다.
글로벌 이커머스 분석기업 피코디(Picodi)의 설문조사 결과, 멕시코 여성의 61%가 가격이 합리적인 경우 친환경 화장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무폐기물을 지향하는 친환경 브랜드들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 나투라(Natura)는 무폐기물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다수의 멕시코 로컬 화장품 브랜드들이 유리용기를 사용해 빈용기 반환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로컬기업 소모스 티에라(Somos Tierra)의 경우는 포장용기 없이 고체 화장품을 그대로 판매해 눈길을 끈다.
K-뷰티(Beauty) 인기
베트남에서는 지난해에도 계속되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 메이크업 따라하기가 인기를 얻었다.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메이크업이 베트남 내에서 화제가 됐다. 베트남 넷플릭스 인기 TV쇼 TOP10 중 7편이 한국 드라마일 정도로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한국 여배우들의 메이크업 및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 메이크업 트렌드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다수의 현지 뷰티 매체들은 2020년 한국의 메이크업 트렌드를 공유할 정도였다.
지난해 필리핀 뷰티업계에도 한류 열풍이 뜨겁게 불었다. 필리핀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인기 상승으로 여배우들의 뷰티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필리핀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메트로 스타일(Metro Style)은 K-뷰티 섹션을 별도로 마련해 주목을 받았으며, 한국 드라마 속 배우들이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제품들이 높은 관심을 얻었다. 또한, 다수의 필리핀 뷰티 유튜버들은 한국 배우 메이크업 튜토리얼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리핀에서는 케이팝 아이돌을 앞세운 브랜드들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컬 브랜드인 바이스 코스메틱스(Vice Cosmetics)는 방탄소년단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클린뷰티 컨셉 인기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화장품 시장은 해외 브랜드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클린뷰티에 대한 수요 증가로 클린뷰티를 표방하는 로컬 브랜드들의 인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화장품 부문에 있어서 ‘자연적’, ‘해독’, ‘깨끗함’, ‘유기농’ 등 클린 뷰티 컨셉 키워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에서는 클린뷰티 컨셉의 로컬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클린뷰티 컨셉의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큐 오가닉스(Kew Organics), 모든 병이 재활용 가능하며 생분해성 포장재를 사용한 PSA 스킨, 제로 폐기물을 추구하며 사용한 공병을 가져가면 무료 소독과 함께 10% 할인된 가격에 리필해주는 오아시스 스킨(Oasis Skin) 등이 대표적이다.
천연 화장품 잇따라 출시
태국에서는 천연 화장품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새로운 천연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스파 산업이 발달한 태국은 천연 성분으로 이뤄진 스킨케어 및 헤어 제품의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전까지는 태국에서 인기있던 브랜드는 주로 수입 브랜드였지만 천연 화장품을 표방하는 현지 신생 브랜드가 증가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태국 화장품 시장 내 글로벌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는 반면, 신생 브랜드와 중소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천연 화장품을 표방하는 주요 신생 브랜드로는 DDC, 스킨어스(Skin Earth), 오리 허브(Ori Herb) 등이 대표적이다. 태국 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브랜드인 DDC는 피부 안전성에 중점을 둔 민감성 피부용, 여드름 피부 전용 스킨케어 라인을 출시했고, 스킨어스는 천연 유래 성분만으로 생산된 천연 화장품을 취급하며, 합리적인 가격과 1년 반 이상의 연구 및 테스트로 입증된 고품질의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리허브는 9가지 천연 허브 성분을 함유한 천연 헤어케어 제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로컬 화장품 소비 증가
러시아는 SNS를 통해 천연화장품 붐이 일어 로컬화장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에서는 매스마켓과 프리미엄 시장 사이의 중간 가격대 화장품 브랜드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들 브랜드는 외국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가격 대비 좋은 품질로 신뢰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SNS 홍보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로컬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다. 믹스잇(Mixit)은 2014년 설립된 기업으로 브랜드 론칭 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제고하고 있으며, 로컬 브랜드인 리체(Riche)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 단기간 내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인도에서는 인도 총리가 시작한 ‘보컬포 로컬’ 캠페인이 로컬 화장품 소비 촉진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인도 생산을 강조한 ‘보컬 포 로컬’ 캠페인은 인도 전역으로 확대됐고, 이 캠페인을 통해 인도 브랜드들의 입지가 강화됐다.
캠페인 이후 로컬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제품의 잇점을 부각하는 뷰티 콘텐츠들이 대거 생성됐다. 로컬 브랜드 저스트 허브(Just Herb)은 보컬 포 로컬 발표 이후 자사 소셜 미디어 채널에 해시태그 #vocalforlocal 및 자체 제작한 캠페인 로고를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제품 홍보를 진행했다.
온라인 유통시장 확대
UAE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화장품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UAE 내 2020년 2~3월 스킨케어 제품의 온라인 구매는 무려 143.96%가 증가했고, 신규 사용자 증가율은 99.9%를 기록했다.
이는 다수의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위주 판매에서 온라인 판매로 전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올 뷰티는 2020년 5월 중동 지역 최초로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고, 지방시뷰티는 UAE 소비자들을 공략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 E-부티크(E-Boutique)를 론칭했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도 온라인 구매가 대세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많은 오프라인 쇼핑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오프라인 채널 위주의 브랜드들이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온라인 소매 판매 비중이 70% 증가했다. 중년 및 노년층의 온라인 구매도 증가하는 추세로 온라인 플랫폼 징둥(JD) 내 50대 이상 여성의 메이크업 제품 구매율이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열풍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는 이와 함께 라이브 스트리밍과 쇼트 비디오 열풍이 불고 있다. 왕홍 마케팅의 진화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연구센터의 조사 결과, 2019년 왕홍의 활약으로 인한 상품 판매 규모는 500억 위안에 달한다. 중국 뷰티 왕홍 중 라이브 판매 부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사람은 리자치다.
또한, 쇼트 비디오 형식의 마케팅도 확산 추세다. 짧은 영상으로 제품 리뷰와 홍보, 사용방법을 표현할 수 있어 인기다. 중국 내 주요 쇼트 비디오 플랫폼인 더우인(중국판 틱톡), 콰이쇼우가 대표적이다. 2020년 1월 더우인의 일일 활성 이용자는 4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라이브 스트리밍 판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수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이 잇따라 라이브 스트림을 선보이며 인기가 급상승하는 중이다.
라이브 스트림 판매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인플루언서들의 활발한 유입 때문이다.
현지 온라인 쇼핑몰 중 티키(Tiki),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등이 라이브 스트림 판매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뷰티살롱 인기
러시아에서 뷰티 서비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뷰티살롱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 번의 방문으로 마사지, 태닝, 네일, 제모 등 다양한 뷰티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어 인기다.
남성 전용 뷰티살롱도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도시를 중심으로 남성 전용 뷰티살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그러나 작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뷰티살롱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현재 일부 대형 뷰티살롱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며, 이에 따라 집에서 미용 서비스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방문 미용 서비스 업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헤어, 마사지, 네일케어, 타투를 위해 뷰티살롱을 찾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카자흐스탄 내 미용실은 헤어시술 만을 전문으로 하기 보다는 뷰티살롱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헤어 외에도 피부 및 바디 마사지, 매니큐어, 반영구 화장, 속눈썹 연장, 타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자흐스탄 내 뷰티살롱의 서비스 가격은 2019년 1월부터 10월까지 6.3%가 상승했다.
뷰티살롱 서비스를 이용하는 여성들이 보다 편하게 관리를 예약할 수 있는 뷰티살롱 전용 온라인 예약 사이트가 등장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 열화상 카메라, 매장 내 소독제 비치 등 엄격한 관리 하에 운영되고 있다.
K-뷰티 수출 전략
코로나19로 인해 K-뷰티의 수출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수출 국가의 시장 환경에 따라 세부 전략도 달라져야 하지만 코로나 시대 한국 화장품 수출 전략의 공통 키워드는 ‘온라인’이다.
한국 화장품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은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고 라이브 스트리밍과 옴니채널이 강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이용 연령층 확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 신규 개설 기업이 전월 대비 7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의 옴니채널 전략은 필수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70% 이상의 중국 백화점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작년 하반기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완화됨에 따라 중국 화장품 소비자의 보복성 소비 행동이 감지되고 있다. 징둥은 618 기간 동안 전자상거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07호(2021년 2월 3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