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치, 전 세계 시장서 변수 아닌 상수

기후위기, 환경오염 대응하는 '착한 소비', 시장에 큰 영향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19-12-31 10: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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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 기획] 2020 ENCORE K-Beauty + Eco Life


[CMN 신대욱 기자] 필(必)환경 시대다.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 화두인 시대를 살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와 쉽게 분해되지 않고 쌓이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환경 이슈는 전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됐다.


특히 이미지를 중시하는 화장품 산업에서 환경 가치는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작용한다. 이미지를 나타내는 부자재 용기의 친환경적 요소부터 천연, 유기농 원료, 동물실험 배제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환경 이슈에 노출돼 있다.


소비자들의 의식도 높아져 이른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착한 소비’로 나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텀블러나 장바구니, 손수건 사용, 빈병 반환 등 생활 속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려는 습관을 실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소비층일수록 친환경 요소를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만큼 사회 전반에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에코 라이프(Eco life)’는 올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하나의 키워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후 위기 세대’ 등장, 소비 시장도 좌우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200여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1도 상승했는데, 여기서 0.5도 더 올라가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가뭄, 식량난 등 걷잡을 수 없는 대재앙이 시작된다는 것이 전 세계 기후학자들의 경고다.


그래서 1.5도 상승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국가별 탄소배출 감소 등의 국제적인 협약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20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이 그것인데, 지난해 12월 15일 스페인에서 폐막한 당사국 총회는 큰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기후 파업’이 주목받았다. 스웨덴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에게 기후 변화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018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벌이고 있는 결석 시위다.


특히 툰베리는 지난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 변화 대책마련에 소극적인 각국 정상들의 책임을 물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앞서 9월 20일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에 400만 명의 청소년이 집결하는 영향력을 보이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사전’이 2019년 단어로 ‘기후파업’과 ‘기후비상’을 선정할 정도로 ‘기후 위기’는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10대는 이같은 이슈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기후행동’이 결성돼 지난 3월 15일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기후를 위한 결석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직접 행동에 나서지 않아도 10대들은 소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오픈서베이가 국내 14세~24세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발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19’에 따르면 평소 ‘착한 소비’를 위해 노력한다는 응답이 52.3%에 달했다. 특히 10대 중고생 비중은 60.7%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 업계 직접 부담으로 작용


그만큼 ‘기후 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세대인 10대들에게 환경 이슈는 소비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부터 관련 규제 강화에 이르기까지 환경 이슈는 다양하게 화장품 산업 안으로 들어와 있다.


무엇보다 관련 규제 강화는 업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가 올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포장재 재질 등급 평가와 표시 적용 의무화다.


자원재활용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용기 사용을 금지하고 재활용의 용이성에 따라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 4개 기준으로 포장재 재질 등급을 평가하고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재활용 어려움으로 평가되면 추가로 환경부담금 30%를 부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제도도 전반적인 친환경 화장품 트렌드를 강화시키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천연 함량이 95% 이상인 천연 화장품과 유기농 함량 10% 이상에 유기농 함량을 포함한 천연 함량이 95% 이상이어야 하는 유기농 화장품은 올해 본격적으로 인증받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해 성분 배제나 플라스틱 제로, 재활용 가능 용기 사용, 동물실험 배제, 공정 무역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클린 뷰티(Clean Beauty)’도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 채식주의 확산에 따른 비건 화장품은 클린 뷰티를 이끄는 새로운 제품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물 유래 성분 배제, 동물 실험 금지가 핵심인 비건 화장품은 동물 사육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채식 자체가 지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소고기 1kg을 얻는데 옥수수 16kg이 들어가며, 옥수수 16kg을 재배하는데는 이보다 많은 화석연료가 들어가 결국 기후 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환경 윤리 강화, 클린 뷰티 영역 확대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민텔은 지난해 미래 K뷰티에 영향을 미칠 키워드중 환경 윤리가 강화된 것을 핵심으로 꼽은 바 있다. 또 환경 요소와 연계된 안전성 규제 강화도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 윤리 관련 키워드로는 비건과 기후변화, 클린 뷰티, 업사이클링 등을 꼽았고, 안전성 관련 키워드는 유해 성분 금지(Dirty list)와 선스크린 원료 금지(Reefs at Risk), 케모포비아 등이다.


특히 환경 윤리적인 가치는 북미나 유럽 시장 같은 선진국에서 중시하는 요소여서 국내 화장품이 글로벌 영역을 넓히려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유로모니터도 지난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로 플라스틱 제로와 양심적 소비자(Conscious Consumer) 부상을 꼽은 바 있다. 친환경 제품 소비 증가와 함께 윤리적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지를 면밀히 따져 이른바 ‘착한 소비’를 이어가는 성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이제 친환경 가치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必)환경’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유해 성분 배제는 물론 동물실험 배제, 재활용 용기 사용 등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소비자들의 ‘에코 라이프’는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어서 ‘필환경’ 요소는 앞으로도 핵심적인 가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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