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장 일정에 총회까지 앞당긴(?) 협회

협회, 미국협회 총회 참석 위해 총회 앞당겨 2월 11일 확정
업계는 식약처장 일정에 맞춘 굴욕적인 일정 조정 의견 우세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5-01-22 12: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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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문상록 기자] 대한화장품협회 총회가 2월 11일로 결정됐다. 매년 2월 하순에 진행되던 관행을 깨고 올해는 조금 이른 시기에 진행된다.

협회 측에서는 총회 시기가 조금 앞당겨진 것에 대해서 행사 당일 ‘화장품 100억 달러 수출 달성 기념식’이 총회에 이어지고 해마다 2월 중순에 치러지는 미국화장품협회 총회에 대한화장품협회 임원 일부가 참석하기 위해 올해는 일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참석에 맞춰진 일정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년 동안 화장품협회 총회에 식약처장이 참석한 사례가 없었다. 하물며 차장도 참석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기껏해야 담당 국장 정도가 참석하곤 했다.

반면에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곤 했던 식품을 비롯한 제약과 의료기기 협회 총회에는 식약처장이나 차장 중 한명은 반드시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에 대한 식약처에서의 위상을 그대로 대변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지난해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 2위의 화장품 수출국이라는 부산물이 따라 붙은 화장품이기에 식약처에서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드디어 숟가락을 얹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발걸음이 없던 화장품협회 총회에 드디어 식약처장이 참석하는 것도 화장품이 정부에서 눈여겨 들여다보는 산업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2월 중·하순에는 여전히 식약처에서 중용되는 식품을 비롯한 제약, 의료기기 총회가 이어지고 이곳에 참석해야 하는 식약처장이기에 이번에도 화장품을 희생양 삼아 총회를 앞당기는 무리수(?)로 진행하고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화장품을 자신들의 자랑거리로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 화장품은 식약처에서 구색정도의 영역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식약처는 규제개혁을 통해 화장품 산업 부흥에 상당한 조력자로 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종사자들은 식약처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다만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정도로 치부하면서 공생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화장품협회는 식약처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고 최근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재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연재호 부회장 부임이후 식약처에 대한 충성(?)은 더욱 투철해졌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총회 일정이 앞당겨진 이유로 알려진 미국화장품협회 총회 참석에 대해서도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늘어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차원에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유에도 없던 미국협회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총회를 앞당긴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협회가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보다는 식약처 일정에 맞추는 말 못할 이유가 더 설득력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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