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소비, '나만을 위한 시간' 최대화에 초점
'집콕' 흐름 지속 … 건강, 안전, 멘탈 관리, 효율적 시간활용 중시
유로모니터,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톱10’ 발표
[CMN 신대욱 기자] 올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건강과 안전, 자신을 위한 시간, 멘탈 관리, 재택 등의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톱10 2021(Top 10 Global Consumer Trends 2021)’ 보고서를 통해서다.
유로모니터는 소비자의 소비 습관과 행동 패턴, 구매 결정 등을 분석해 관련 산업과 비즈니스에 어던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측하기 위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19 대유행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를 탄생시켰거나, 영향을 미쳤거나 혹은 가속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한 10가지 트렌드를 제시했다.
10가지 트렌드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편하게, 더 편리하게(Craving Convenience) ▲아웃도어 오아시스(Outdoor Oasis) ▲피지털 리얼리티(Phygital Reality) ▲집콕 챌린지(Playing with Time) ▲더 커진 알 권리, 말할 권리(Restless and Rebellious) ▲안전제일주의 (Safety Obsessed) ▲흔들리는 멘탈 관리(Shaken and Stirred) ▲갓성비 소비자(Thoughtful Thrifters) ▲새로운 업무환경(Workplaces in New Spaces) 등이다.
‘더 나은 재건’은 보다 지속가능한 소비자 관심을 가지는 흐름이며, ‘편하게, 더 편리하게’는 손쉽게 구매하고 충동적인 상황에서도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하는 경향이다. ‘아웃도어 오아시스’는 실내를 벗어나 보다 안전하게 취미 또는 레저 활동을 하려는 성향이며, ‘피지털 리얼리티’는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를 활용해 안전하고 즐겁게 재택생활을 이어가려는 흐름이다. ‘집콕 챌린지’는 늘어난 재택 기간을 보다 슬기롭고 재미있게 보내고자 하는 것을 말하며, ‘더 커진 알 권리, 말할 권리’는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보복 소비, 기업과 사회의 책임있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트렌드다.
‘안전제일주의’는 위생이 새로운 웰빙 지표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소비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흐름이며, ‘멘탈 관리’는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 소비를 의미한다. ‘갓성비 소비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위기에서 ‘예산 범위 내의’ 소비에 우선을 두는 행위를 말하며, ‘새로운 업무환경’은 재택으로 인한 소비 패러다임 변화, 기업의 새로운 워라벨 세팅을 요구하는 전반적인 트렌드다.
무엇보다 유로모니터는 이 중 2021년 한국 시장에서 주로 나타날 트렌드로 ▲집콕 챌린지 ▲안전제일주의 ▲아웃도어 오아시스 ▲흔들리는 멘탈 관리 ▲새로운 업무환경 5가지를 꼽았다.
집콕 챌린지 … 나만의 시간 활용 주목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에 따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2020년은 어떻게 집에서 시간을 창의적으로 보낼 것인가가 소비를 좌우하는 한 해로 평가된다. 식품 분야의 경우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을 요리와 함께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다.
실제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글로벌 소비자들은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인생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고 응답한 비중이 늘었다. 전체 51%의 소비자들이 선택했다. 이는 2016년과 2017년 20%대에 머물렀던 비중이나, 2019년 40%대로 조사됐던 비중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유로모니터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시간을 최대화하고 이를 고려한 제품의 유연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 또는 집 근처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 등의 서비스도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식품&영양부문 총괄 연구원은 “2020년은 달고나 커피, 사워도우, 수플레 팬케이크 만들기 등 전 세계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집콕 챌린지’를 즐겼고, 이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도 쏟아져 나왔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홈베이킹을 쉽게 도와주는 국내 냉동 생지 시장이 2019년 296억원에서 2020년 483억원을 기록, 63% 성장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1년에도 손쉬우면서도 즐겁게 ‘집콕 챌린지’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돋보이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안전제일주의 … 위생 기능 강조한 제품 각광
코로나19로 위생 개념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웰니스 지표로 떠올랐다.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공포는 위생 물품의 대량 사재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방면에서의 소비를 부추겼다.
강정현 유로모니터 홈&테크 수석연구원은 “세제, 락스와 같은 국소 위생부터 식기세척기, 의류청정기와 같은 전신 위생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홈케어에서 가전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위생 소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전과 건강이 소비자 행동의 가장 우선순위에 자리잡으면서 위생 기능을 강조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안전제일주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웃도어 오아시스 … 안전한 여가, 관련 소비 증가
소비자들은 일상생활과 실내 활동이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판단, 여가를 즐기기 위한 안전한 장소를 찾았다. 야외 바베큐, 가드닝 등 나만의 실외 공간을 가꾸거나 테라스 맛집, 캠핑 등 안전한 실외 공간에서 여가를 즐겼고 관련 소비도 크게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일상이되면서 이러한 ‘아웃도어 오아시스’를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은 2021년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수혜 산업 분야인 식기, 야외 테이블, 가드닝, 스마트 스피커 등 아웃도어 활동용 소비재는 물론 외식 산업 역시 맛 이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안전하면서 독특한 ‘아웃도어 오아시스’ 경험을 주는 참신한 마케팅으로 다가서리란 전망이다.
흔들리는 멘탈 관리 … 자가 치유 위한 소비재 성장 전망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제한된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정신 건강 위협으로도 나타났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정적이며 자가 치유하는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소비자 설문조사를 보면 ‘건강’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가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건강의 정의로 ‘정신 건강(Mental Wellbeing)’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 전체 소비자의 73%가 우울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이같은 흐름에 따라 올해 다양한 변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는(shaken and stirred) 소비자들을 돌보기 위한 제품들이 주목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볍게는 숙면을 도와주는 드링크제부터 장난감, 게임 등 자기계발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교육, 취미 활동 등과 연관된 소비재들의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가 2021년부터 시행되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는 식품 기업들이 증가, 관련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새로운 업무환경 … 일과 삶의 균형 새롭게 정의
2020년 전 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재택근무의 활성화였다. 단순히 업무 공간을 집으로 옮긴 것 이상으로, 재택근무는 소비자들의 의류 소비부터 전자기기 구매, 식사시간까지 완전히 뒤바꿔 놨다. 이에 따른 업무 스케줄을 새롭게 정의하는 이들이 늘었고, 효율적인 시간 활용에 대한 고민도 증가한 양상이다.
기업 역시 워크-앤-라이프 밸런스를 새롭게 정의하며 재택근무간 발생하는 생산성 및 소통 이슈를 극복하고 긴밀하게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앨리슨 앵거스 유로모니터 라이프스타일 부문 리서치 총괄은 “2021년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며 “유로모니터의 소비자 트렌드와 이에 따른 세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이 시대의 불확실성을 견뎌내고 역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