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카' 원료로 '쑥' 주목
미샤‧블리블리 등 쑥 화장품 '인기'…올리브영 효자상품 부상
[CMN 심재영 기자] 대세로 등장한 ‘시카’ 화장품 열풍을 이을 자연 화장품 성분으로 ‘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카’는 프랑스어 시카트리스(Cicatrice, 상처, 흉터)에서 유래한 것으로, 손상된 피부를 재생시키는 효능을 가진 화장품을 아우르며, 주로 ‘센텔라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 호랑이풀, 병풀)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을 가리킨다. 마데카소사이드도 센텔라아시아티카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이 성분을 함유한 크림의 피부 재생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업계는 올초부터 시카 제품 출시 붐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쑥’ 성분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카’에 이어 대세 성분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패션업체 임블리의 블리블리코스메틱을 중심으로 여러 업체에서 쑥을 원료로 한 화장품을 출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블리블리의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는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출시 한 달 만에 13만 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블리블리는 이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신제품 클렌징 워터, 에멀전 등을 추가해 ‘인진쑥 라인’을 구축, 블리블리의 대표 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샤는 지난 달 4일 ‘타임 레볼루션 아르테미시아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출시했다. 출시 직후부터 지난 달 24일까지 20일 만에 2만여 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르테미시아 에센스는 출시 이전부터 쑥 단일 원료 에센스로 화제를 모으며 뷰티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개똥쑥 에센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유튜브 구독자 48만 명의 뷰티 크리에이터 ‘홀리’와 진행한 사전 판매는 2분30초만에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중소 화장품사에서도 다양한 쑥 단일 원료 신제품들을 출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임프롬과 브링그린 등은 쑥 원료 화장품인 머그워트 에센스, 사철쑥 카밍 크림 등을 선보였다. 아임프롬의 머그워트 에센스는 어떤 정제수도 사용하지 않고 순도 100% 약쑥의 유효성분만 사용했다. 특별한 광고 없이 입소문 만으로 올리브영 주요 판매 베스트 에센스 톱5에 등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 붐을 이끄는 센텔라아시아티카 소재는 아프리카 청점섬 마다가스카르에서 자란 병풀 추출물이 가장 유명해 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반면, 쑥 소재는 우리 고유의 토종 식물에서 추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오래전부터 한방 약재로 쓰여 한방의학서 등을 통해 약효가 이미 검증되어 있다는 점도 쑥 원료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쑥 원료 화장품의 인기는 유통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올리브영이 지난 달 1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쑥 등 차별화된 성분을 내세운 브랜드의 매출이 전월 동기간 대비 약8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 성분을 꼼꼼하게 따지는 2030세대가 자연유래 성분 함유 화장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샤 관계자는 “강화도에서 9월에 수확한 개똥쑥과 미샤의 독자적인 냉, 온 자연 발효 기술이 만나 다른 쑥 화장품과 차별화된 품질을 완성했다”면서 “쑥은 유익 효과가 널리 알려진 약초인 만큼 지난 몇 년 간 크게 성장한 ‘시카’ 성분을 이을 대세 화장품 성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