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미세하게 세분화 … 성장 해법은 'E-커머스'
CEO 46.4% 올해 성장 전망, 60.7% 확대경영 선언
주목할 제품군 코스메슈티컬.기기결합.맞춤형 화장품
CEO가 전망하는 2020 화장품 시장
[CMN 이정아 기자] 새해가 되면 많은 사자성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2020년도 그러하다. 중소기업계가 새해의 사자성어로 ‘암중모색(暗中摸索)’을 제시했다. 중소기업들이 많이 몰려있는 화장품 업계로서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는 암중모색의 뜻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국내 중소기업 2,945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에서도 올해 국내 경제에 대해 ‘나빠질 것(36.0%)’이라는 중소기업들의 의견이 우세했다.
본지가 국내 화장품 기업 CEO 2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20 화장품 시장 전망’에서도 희망과 기대감이 흘러 넘치진 않는다. 화장품 업계 CEO들의 2020년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확실하고 쉽지 않아 보인다.
성장률 안높지만 ‘어쨌든 성장’ 전망
2019년 화장품 시장을 전망할 때 CEO들의 의견은 성장과 보합으로 정확히 반이 갈렸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보합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CEO가 42.8%고 보합이 50.0%로 조사됐다.
대폭 성장에 표를 던진 3.6%를 포함하면 성장 전망이 46.4%로 조금 더 올라가긴 하지만 시장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2019년 43.3%의 CEO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것과 비교하면 미약하나마 나아지긴 했다.
하지만 2018년 시장 전망에서는 CEO들의 65.5%가 성장에 표를 던졌었다. 게다가 2020년 국내 화장품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답을 내놓은 CEO들이 예상하는 성장률도 그리 높지 않다. 5% 이하가 46.1%로 가장 많다.
편집숍 성장세 지속도 시장 성장 요인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있는 CEO들이 꼽은 화장품 시장 성장 요인 첫 번째는 유통 경로 확대다. 61.5%가 첫 손에 꼽았다. 제품 세분화, 편집숍 성장세 지속이 그 뒤를 이어 톱3 성장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한류 열풍 지속, 정부 지자체 지원 확대, 화장품 제도 및 법규 개선, 고가 제품 판매 증가, 경기 호전 등이 언급됐다. 중국 관계 변화, 맞춤형화장품 및 구독경제를 성장 요인으로 주목하기도 했다.
이 중 한류 열풍은 2016년 전망에서 무려 83.3%였으나 2017년 64.3%, 2018년 59.1%, 2019년 46.2%로 비중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번 2020년 시장 전망에서는 단 한명의 CEO만 응답했다.
반면 2018년 전망에서 36.4%의 지지를 받았던 유통 경로 확대는 2019년 61.5% 비중으로 크게 늘었고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제품 세분화도 2019년 조사에서 15.4%였으나 올해 46.2%로 비중이 커졌다. 한류가 빠져나간 자리를 채울 중요한 성장 키워드로 유통과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시장 가장 큰 변수 ‘유통 세분화’
유통을 2020년 화장품 시장 성장의 중요한 키워드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CEO들은 2020년 화장품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유통 세분화 지속’을 꼽았다.
42.8% CEO들이 언급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 수출이 폭발적 힘을 발휘하던 예전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란 판단에 따라 세분화된 유통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기 변화’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CEO도 같은 비중이었다. 대내외 정세 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CEO들도 많았다. 35.7%가 표를 던졌다. 2018년 전망에서는 특히 대중국 정세 변화가 화장품 시장의 의미있는 변수로 읽혔다.
CEO들의 56.3%가 촉각을 세웠다. 2019년에는 43.3%가 대중국 정세 변화에 시선을 맞췄다. 올해는 대중국 정세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중, 한일, 북미, 미중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더 복잡다단해졌다. 이 외 상품 트렌드 급변, 제도 및 법규 변화가 중요한 시장 변수가 되리라 예측하는 CEO들도 있었다.
E-커머스 채널에 대한 기대감 고조
올해 화장품 CEO들이 가장 주목하는 유통 채널은 역시 ‘E-커머스’였다. 53.6%의 CEO들이 E-커머스에 손을 들었다. 2019년 전망 때도 E-커머스가 50.0%의 비중으로 가장 활성화될 유통 1순위에서 1위였다.
E-커머스가 H&B숍을 제친 건 2019년 조사에서다. 그 전까지만 해도 H&B숍이 앞섰다. H&B숍은 가장 활성화될 유통 1순위에서 2017년, 2018년 계속 1위였다. 그런데 2019년 조사에서 엎어졌다. 그리고 올해 E-커머스 채널에 대한 CEO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갈수록 E-커머스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한편 CEO들이 주목하는 유통 1순위에서는 E-커머스와 H&B숍에 집중된 반면 2순위에서는 편집숍과 H&B숍, E-커머스가 엇비슷하게 나왔다. 각각 28.6%, 25.0%, 21.4%였다. 멀티 브랜드숍도 10.7% 비중이었다.
‘코스메슈티컬’ 가장 주목받을 제품군
2020년 가장 주목받을 제품군에 대한 조사에서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이 최고점을 받았다. 1순위에서 25.0% CEO들의 지지를 얻었다. 코스메슈티컬은 2019년 조사에서도 43.3%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1순위 가장 주목받을 제품군에 올랐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있는 맞춤형화장품이 21.4%의 비중으로 2위를 차지했다. 유기농(오가닉)과 멀티기능 제품이 각각 14.3% 비중을 챙겼다. 복합 기능성과 두피케어, 메이크업도 언급됐다.
2순위에서는 10.7%가 코스메슈티컬을 지지했다. 2순위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건 기기결합 화장품이다.
17.9% 점유율을 가져갔다. 복합 기능성(14.3%), 멀티기능(10.7%), 유기농(10.7%), 맞춤형화장품(10.7%)이 모두 두자릿수 비중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가장 주목할 브랜드 톱5에는 닥터자르트, 이니스프리, AHC, 닥터지, 마녀공장이 뽑혔다. 닥터자르트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닥터자르트는 2019년 조사 때도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JM솔루션이 그 뒤를 이었으나 올해는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니스프리는 2016년, 2017년, 2018년 연속으로 가장 주목할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9년부터 닥터자르트에 자리를 내줬다. 닥터자르트, 이니스프리, AHC를 제외하고 닥터지와 마녀공장이 주목할 브랜드 톱5에 새로 등극했다.
신사업 진출 통한 확대경영에 무게
시장 전망과 별개로 올해 경영 기본 방향은 ‘확대경영’에 더 무게가 실렸다. 60.7%의 CEO가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예년과 비교하면 확대경영을 선택한 CEO의 비중은 줄었다. 2018년에는 75%, 2019년에는 69.9%가 확대경영에 답했다. 올해 현상유지하겠다고 답한 CEO는 39.3%였다.
확대경영에 힘을 실은 CEO들이 핵심 전략으로 꼽은 건 1순위 신사업 진출, 2순위 해외시장 확대였다. 1순위 핵심 전략 톱3은 신사업 진출, 해외시장 확대, R&D투자 확대였다. 전략제휴 확대, 마케팅비용 확대도 각각 한 표씩을 얻었다.
2순위는 해외시장 확대, 전략제휴 확대, 인력채용 확대 순이었다. 2순위에서는 해외시장 확대가 압도적이었다.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여전히 수출 길을 열어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CEO들이 내놓은 매출 성장 목표는 10%이상~20%이하가 36.0%로 가장 많았다. 30%이상~50%이하가 24.0%였다.
매출 성장 목표를 공개한 CEO 25명 중 10명은 100% 이상 성장 목표를 잡고 있다고 답했다.
역점둘 마케팅 부문, 제품>유통 순
CEO들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마케팅 부문 첫 번째는 ‘제품’이다. 12명의 CEO가 1순위 첫 번째로 제품을 꼽았다. 두 번째는 유통이다. 2020년 화장품 시장 성장 키워드로 유통과 제품을 주목한 것과 맥락이 같다.
가장 역점둘 마케팅 부문 톱3의 1순위에서 제품>유통>광고.홍보.프로모션 순은 작년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2순위에서는 순위가 바뀌었다. 유통>제품>광고·홍보·.프로모션에서 광고·홍보·.프로모션>제품>유통 순으로 나타났다.
광고·홍보·프로모션은 1순위 세 번째다. 4명의 CEO가 선택했다. 2순위에서는 광고·홍보·프로모션이 첫 번째다. CEO 10명의 지지를 받았다. 제품과 유통은 2순위에서도 각각 7명 CEO의 선택을 받아 톱3에 들었다. 톱3에 들지는 않았지만 고객관리도 1순위에서 3표, 2순위에서 3표를 각각 받았다.
브랜드 운영 ‘기존 브랜드 강화’ 앞서
브랜드 운영 계획은 기존 브랜드 강화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며 높게 나타났다. 57.7%의 비중으로 기존 브랜드 강화 의견을 밝혔다. 기존 브랜드 강화 의견은 2019년 조사에서 50.0%였다. 올해 그 비중이 더 높아졌다.
하지만 2018년 조사에서는 기존 브랜드 강화가 65.5%였다. 2018년에 비해 2019년 브랜드 탄력 운영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가 올해 다시 기존 브랜드 강화로 약간 더 쏠렸다.
올해 브랜드 탄력 운영 의견은 23.1%로 조사됐다. 작년에는 30.0%의 비중으로 브랜드 탄력 운영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에 신규 브랜드 확대는 15.4%를 차지했다. 브랜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CEO는 단 한명이었다.
CEO들이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유통은 역시 E-커머스였다. E-커머스는 최근 몇 년 동안 CEO들이 가장 역점둘 유통으로 초지일관하고 있다. 올해도 가장 활성화될 유통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응답한 27명의 CEO 중 19명이 가장 역점둘 유통으로 E-커머스를 꼽았다.
신규 유통 진출 계획과 관련해서는 검토중이라고 답한 CEO가 39.3%, 신규 진출 계획이 없다고 밝힌 CEO가 32.1%로 집계됐다. 신규 유통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28.6%였다.
해외 진출 대폭 강화 또는 강화 85%
화장품 CEO들의 해외 시장 진출 의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고 있다. 대폭 강화 또는 강화하겠다고 밝힌 CEO들의 비중이 올해 또 증가했다. 2019년 조사에서는 82.7%의 CEO들이 대폭 강화 또는 강화의 뜻을 나타냈다. 올해는 85.2%의 CEO들이 대폭 강화 또는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 96.8%에 육박하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성장 동력을 해외 수출에서 찾겠다는 많은 중소기업들의 의지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역점을 둘 국가 1순위는 여전히 중국이다. 69.2%의 CEO가 1순위로 중국을 꼽았다. 미국이 2위다. 26.9% 비중을 보였다. 1순위에서는 중국과 미국 두 나라에 집중됐다.
2순위에서는 동남아가 42.4%로 1위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언급됐다. 동남아 다음은 중국이다. 19.2%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19.2%의 비중을 챙긴 러시아가 공동 2위다. 작년 조사에서 거론만 됐든 러시아가 2순위에서 두각을 보였다.
설문 참여 업체
굿즈컴퍼니, 네트코스, 뉴트리케어, 대한뷰티산업진흥원, 동성제약, 듀이트리, 라벨영, 로제화장품, 리베스트AP, 모먼츠컴퍼니, 메디안스, 매그니프, 미네랄바이오, 뷰티메이커스, 서치라이트에이치앤비, 세라젬헬스앤뷰티, 아로마무역, 아모레퍼시픽, 아트앤디자인인터내셔널, 유씨엘, 은성글로벌, 이지함앤코, 참존, 창진씨제이, 코리아나화장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코스웨이 <업체는 가나다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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