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류 감성’에서 ‘효능 검증’으로 중심 이동
자국 브랜드 점유율 60% … K뷰티, 고활성 성분·현지화 전략 ‘시급’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5-07 오후 3: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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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중국 화장품 시장이 ‘감성’에서 ‘효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며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기능성 스킨케어를 축으로 한 성분 경쟁, AI 기반 뷰티테크 확산, 콘텐츠-커머스 연계 유통 구조가 맞물리며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모습이다.

특히 2025년 기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60%를 넘어서는 등 C뷰티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고활성 성분과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시장 연평균 4.3% 성장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6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2호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4.3%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시장 규모는 2026년 768억 달러(약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부문별 성장세다. AI 피부 진단 등을 포함한 뷰티테크 부문이 6.2%로 가장 높고, 메이크업 부문이 5.9%로 뒤를 이었다.

스킨케어 역시 4.7%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내추럴 메이크업 제품은 10%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수입 시장에서는 다소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2025년 하반기 기준 스킨메이크업 부문은 7.1% 감소한 반면, 퍼스널케어(4.9%)와 기타 부문(1.8%)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비누(22.4%), 샤워·목욕(20.6%) 등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네일(-38.1%), 데오드란트(-29.9%) 등은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은 아이메이크업(19.5%)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세탁용 비누(19.3%), 유기 비누(15.7%), 스킨/메이크업 기타(14.5%), 립 메이크업(10.4%), 샴푸(10.2%) 등 다수 품목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류 감성보다 ‘효능 검증’이 우선”
현재 중국 소비자는 브랜드 이미지보다 ‘검증된 효능’을 우선시한다. 임상 데이터와 성분 투명성이 구매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으며, 기능성 스킨케어가 시장 재편의 중심에 섰다.

18~25세 젊은 층에서 한국 뷰티를 ‘물광 피부’와 연결 짓는 비율이 2021년 63.7%에서 현재 29.4%로 급감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니스프리 등 전통 중저가 K뷰티 브랜드는 매장이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성분 투명성을 앞세운 신흥 브랜드들은 더우인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항노화, 피부 재생, 미백 등 고기능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민감성 피부와 피부 장벽 강화 제품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PDRN 성분을 적용한 제품이 더우인에서 월 매출 1,000만 위안을 돌파하는 등 임상 근거를 전면에 내세운 기능성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펜데믹 이후 민감성 피부 인구 증가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했다.

동시에 소비 행태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트렌드 추종형 소비’에서 벗어나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이성적 소비’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친환경, 클린 포뮬러, 재활용 패키지 등 가치 소비도 확산되고 있다.

C뷰티 약진 … K뷰티는 ‘양극화’

2024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처음으로 50.4%를 넘어 외국 브랜드를 앞질렀으며, 2025년 기준 60%를 넘어섰다.

프로야는 IFSCC(국제화장품학회)에서 중국 기업 최초로 기초연구 10대 수상 기업에 선정되며 기술 경쟁력을 과시했고, 조이 그룹(JOY GROUP)은 이탈리아 헤어케어 브랜드를 인수해 지식재산권과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진출 방식도 오프라인 채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로컬 브랜드의 성장으로 한국 중저가 브랜드는 입지가 약화되고 일부는 시장 철수까지 이어졌다. C뷰티의 오프라인 유통 확대와 기술 격차 축소가 동시에 진행중인 만큼, 한국 수출기업은 성분 신뢰도와 브랜드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포지셔닝과 현지화 전략 고도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고기능고부가가치 영역에서는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더마 코스메틱, 항노화, 시술 후 케어 제품 등은 여전히 해외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분야다.

결국, K뷰티는 ‘중저가 약세-프리미엄기능성 강세’라는 양극화 구조 속에서 재편되는 양상이다.

샤오홍슈→더우인 전환구조 표준화
중국 화장품 유통의 핵심은 콘텐츠 기반 구매 전환이다. 샤오홍슈에서 성분 정보와 리뷰로 관심을 유도하고, 더우인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구매로 연결하는 구조가 표준 모델로 자리잡았다.

프로야의 더블 안티에이징 에센스는 전문 크리에이터의 성분 분석 콘텐츠와 라이브 방송 전용 혜택을 결합해 단일 라이브 방송에서 1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한수(KANS)의 레드 웨이스트는 오프라인 미디어 집중 노출과 더우인 자체 방송크리에이터 협업을 병행한 각 채널 전략으로 출시 18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억 위안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티몰 글로벌, 징동 등 이커머스 플랫폼은 신뢰 기반 구매 채널로 기능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은 체험 중심 공간으로 역할이 재정립되고 있다. 특히 하이난 면세점과 멀티 브랜드숍은 새로운 접점으로 부상 중이다.

중국 NMPA, 24개 개혁 조치 발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혁신 장려등록 간소화리스크 관리 강화디지털 감독 고도화국제 기준 조화 등 5대 분야 24개 개혁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한국 수출 기업이 가장 주목할 변화는 수입 화장품에 요구되던 제조국 판매허가 서류 제출 의무 면제다. 중국을 최초 출시 시장으로 선택하는 ‘선출시’ 수입 화장품은 해당 서류 없이도 등록이 가능해졌다. 신성분 등록 절차도 대폭 간소화돼 중국 공인기관의 시험관 내 실험 결과 등 동물 대체 시험 데이터를 안전성 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전자라벨(e-label) 의무화와 이커머스 채널 내 성분효능 표기 정확성 요건 강화는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에게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NMPA는 기사용 화장품 원료 목록(IECIC)의 세 번째 동적 조정을 통해 흑삼추출물, 가수분해 아연 히알루론산, 갈락토만난 3종을 편입했다. 세 원료 모두 신규 항목 신설이 아닌 기존 항목의 비고란 추가 방식으로 편입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비고사항 변경만으로도 원료의 법적 지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인삼흑삼 계열 추출물 등 한국산 기능성 원료를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이번 목록 조정을 원료 포트폴리오 재점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세분화·현지화·효능 입증 3단계 전략 필요
2026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과제는 세 가지로 수렴된다.

첫째, 중국 소비자의 피부 특성에 맞는 전용 포뮬러 개발과 독점 특허 성분 확보가 최우선이다. 민감성 피부와 초기 항노화에 관심이 높은 25~34세를 우선 공략하고, 홍삼녹차 등 한국 천연 성분을 활용한 저자극 항노화 제품이 이 소비자층의 수요에 부합한다.

둘째, 유통 전략의 체계화가 요구된다. 샤오홍슈에서 성분 설명과 실사용 후기로 신뢰를 쌓은 뒤 티몰 글로벌에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해 트래픽을 실구매로 연결하는 구조가 기본 전략이다. 초기에는 왓슨스세포라 등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숍 입점이나 1선 도시 팝업 스토어를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와 초기 충성 고객층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마케팅 방식의 전환이다. 실사용 시연임상 데이터 기반 콘텐츠로 소비자 신뢰를 다시 쌓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K팝K드라마와 연계한 마케팅 조합이 다시 유효해질 수 있는 환경도 주목할 만하다.

클린 뷰티저자극 등 권위 있는 인증을 통해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하고, 신규 진입 시 전자라벨 시스템 구축과 성분 데이터 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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