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온라인서 소통하지만 진짜로 예뻐지고 싶어해”

태국, 호르몬 관련 스킨케어·헤어 스타일링·맨즈 뷰티 선호도 상승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03-25 오후 7: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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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텔 인디 뷰티 트렌드 세미나



[CMN 심재영 기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Z세대는 AI 필터를 이용한 비현실적 아름다움과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아름다워지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태국을 비롯한 세계 무대에서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이 아니라 실제로 예뻐질 수 있음을 강조하는 브랜드이거나 비현실적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브랜드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태국 Z세대의 최대 고민인 여드름 해결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 조절 기능 스킨케어, 정해진 헤어스타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헤어스타일링 제품,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Z세대 남성을 위한 맨즈 뷰티 제품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또한, 글로벌 혁신 뷰티 브랜드들의 주목할만한 트렌드로는 △바이오테크 스킨케어 △기후 적응형 뷰티 △안티 뷰티가 꼽혔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민텔(MINTEL, 한국 지사장 백종현)은 지난달 13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서울인디뷰티쇼 2025’의 부대행사로 ‘인디 뷰티 세미나’와 ‘제품 기획 워크숍’을 개최했다.

인디 뷰티 트렌드 세미나에서 민텔 태국의 차야팟 라차타위파사난(Chayapat Rachatawipasanan) 애널리스트가 태국 Z세대 소비자 분석을, 민텔 한국의 이화준 애널리스트가 글로벌 뷰티 시장 동향을 소개했다.

특별세션으로 코스모코스와 예그리나 상품기획팀장이 연자로 나서 민텔 트렌드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들을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세미나 후에는 IBS X MINTEL 인디뷰티 NPD(New Product Development) 워크숍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생성형 AI 기반의 MINTEL Spark 도구를 활용해 브랜드와 제품 콘셉트를 기획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태국 Z세대 뷰티 소비자 이해하기

AI 필터 ‘NO’ … 실제 美 선호

민텔 태국의 차야팟 라차타워파사난(Chayapat Ratchatawipasanan) 애널리스트는 ‘태국 Z세대 뷰티 소비자 이해하기’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차야팟 애널리스트는 Z세대를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탄생한 사람들로 분류했다. 2025년 현재 Z세대는 28세까지다.

태국에서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다. 따라서 Z세대의 구매 습관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브랜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의 역량 강화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에게 가상 메이크업 실험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3CE의 경우 개인 색상 선호도를 평가하는 틱톡 AI 필터의 태국 버전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와 같은 소셜 미디어의 뷰티 필터는 소비자들의 자존감을 상하게 한다. 가상 세계에서의 아름다움에 식상함을 느낀 Z세대 사이에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아름다워지길 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보톡스와 필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셜 트리트먼트도 지난 2~3년 동안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이상적인 외모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대해 홍보할 수 있게 됐다.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패션과 미용 서비스에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침습적 얼굴 시술과 같은 미용 서비스에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유튜버 GoyNattyDream이 론칭한 태국 뷰티 브랜드 Bitch With Brain은 최근의 이런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훌륭함을 받아들이는 개인을 타깃으로 한다. 품질, 세련미, 자기 자신의 가치를 강조하며, 유해한 사회적 환경에 반대하는 콘텐츠를 홍보해 주목을 받고 있다.

Z세대는 나이 많은 소비자에 비해 독립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둔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18~20세 태국인의 49%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43%는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또한, 31%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인생에서 최우선 순위에 둔다.

아울러 태국 Z세대는 평등, 다양성 및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 젊은 태국인들은 성평등, 다양성, 포용성과 같은 운동을 지지하며 브랜드, 기업이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를 기대한다. 태국 청소년 그룹은 다양성, 평등, 포용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특히 동성 결혼의 합법화를 요구하며 시위에 참여하기도 한다.

태국 학생들은 헤어 스타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권리를 요구한다. 그들은 헤어 스타일과 관련한 엄격한 규칙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믿는다.

Z세대 유명인인 안칠리 스콧 케미스는 태국에서 ‘실제 사이즈 뷰티’ 운동을 주도하며 사람들이 자신만의 미의 기준을 만드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태국 시장에서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Z세대를 참여시키려면 투명성이 필수다. 민텔이 지난해 6월 18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투명성 결여 브랜드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Z세대 소비자는 다른 세대보다 더 많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에 진출하려는 뷰티 브랜드들은 인증된 성분과 무독성과 같이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주장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인간과 동물의 복지를 증진하는 윤리적 주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

프랑스 브랜드 울레 리커버리 나이트 크림(Ul Recovery Night Cream)은 에코팜(Eco-Farm)에서 순수하고 추적 가능하며 살충제가 없는 작물로 공급받은 93%의 천연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제한된 성분의 두 배를 금지해 EU의 안전 규정을 초과해 준수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 코라 오가닉스 액티브 알개 카밍 클렌징 밤(KORA Organics Active Algae Calming Cleansing Balm)은 인증된 유기농, 천연 유래 성분을 사용해 비유기농 옵션보다 최대 60% 더 많은 항산화제를 제공하며 살충제와 독성 중금속이 없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뷰티 분야 선구자인 더바디샵은 이제 더비건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에서 인증한 100% 비건 제품을 제공한다.

호르몬 관련 스킨케어 전망 밝아

얼굴 여드름은 Z세대의 가장 큰 피부 고민이다. 이들은 피부 문제를 호르몬과 부적절한 뷰티 루틴으로 인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다른 세대보다 많다.

이는 태국에서 호르몬 관련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스킨케어 제품은 여드름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러한 제품이 아직까지 태국 시장에선 제한적인 상황이다. 호르몬 조절 효과가 있는 여드름 방지 제품이 출시된다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호르몬 변화와 피부 관리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면 Z세대의 여드름, 피지, 피부 민감성, 전반적인 피부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중국 브랜드 ‘바이오-메소 페이셜 퓨리파잉&디리케이팅 컨디셔닝 에센스’는 호르몬에 의한 피지 생성을 최소화한다. 여드름을 줄이고, 피부를 보습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호르몬, 수면 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피지 생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DHT를 제어한다.

프랑스 브랜드 ‘드맹 스컬프트 앤 글로우 페이스 오일’은 호르몬 여드름에 맞게 설계됐다. 여드름이 생기기 쉬운 피부와 민감한 피부에 적합하며, 바이오틱 성분을 함유해 피부 장벽, 미생물군, 자연 방어력을 강화한다.

헤어케어 활동의 혁신을 홍보해 Z세대의 뷰티 루틴을 잠금 해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헤어케어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특히 씻기, 영양 공급, 스타일링에 중점을 둔다. 건강한 재정 상태를 갖춘 도시 세대인 Z세대는 얼굴과 몸의 제모를 더 많이 한다.

뷰티 브랜드들은 혁신적인 헤어 스타일링 도구와 보완 제품을 출시하고, 얼굴과 몸의 제모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얼굴과 몸의 털을 제거하는 것은 특히 젊은 태국 남성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으며, 태국 남성들은 부드러운 남성미를 지향한다. Z세대 사이에서 ‘클린’하고 한국적인 룩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체모 제거 트렌드는 눈에 띄는 체모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남성 K팝 스타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Z세대 남성, 뷰티 소비 주체로 부상

태국 남성 인플루언서들은 내부 조직보다는 온라인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브랜드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남성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태국 남성들은 특히 한국과 같이 독특하고 존경할만한 자질을 지닌 롤모델로부터 영감을 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태국 남성들이 한국 인플루언서들에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태국 남성들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의 태국 인플루언서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태국 Z세대 남성 뷰티 소비자를 사로잡는 방법으로는 ▲K팝 스타와 태국 유명인사가 협업해 참여도를 높이거나 ▲교육 콘텐츠 및 이벤트를 통해 구매 후 참여를 유도하거나 ▲페르소나 기반 AI 인플루언서 개발 등이 있다.

주목할만한 글로벌 혁신 브랜드

민텔 한국의 이화준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목할만한 글로벌 혁신 뷰티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오테크 스킨테크 △기후 적응형 뷰티 △안티 뷰티라며 각각의 특징에 맞는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바이오테크 스킨케어

소비자 수요와 기술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바이오테크 스킨케어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학적 배경과 과학적 근거가 있는 성분에 열정을 가진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브랜드들은 첨단 기술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젊은 세대일수록 과학적 배경과 근거가 있는 뷰티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4세 미국 소비자 중 과학계 인플루언서(예를 들면, 화장품 화학자)가 추천하는 BPC(Beauty Personal Care) 브랜드를 신뢰하는 비율은 31%에 달한 반면, 65세 이상 소비자들 중에서는 14%에 불과했다.

61%의 인도 소비자는 심각한 피부 고민을 치료하는 데 과학적 성분이 천연 성분보다 낫다는 데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2024년 미국에서 출시된 DEINE(den·day)는 DTC 스킨케어 브랜드로 첨단 생명공학 유래 활성 성분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는 0.45%의 naringenin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마커인 IL-6를 2.5%의 나이아신아마이드보다 더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텔의 2024 BPC 트렌드 ‘Sophisticated Simplicity’에서 설명한 스킨케어의 단순화 트렌드에 걸맞는 브랜드로, 페이셜 클렌저, 스틱, 세럼 등 단 세 가지 품목으로 구성돼 있다.

소셜 리스닝 플랫폼 infegy Atlas에 따르면, 생명공학 스킨케어에 관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의 99%에 소비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이 브랜드의 미래 또한 밝다고 할 수 있다.

기후 적응형 뷰티

기후 적응형 뷰티는 극한의 기후 조건과 이로 인한 피부 관련 문제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 BPC 제품의 수요를 충족시킨다.

기후가 변화하면 스킨케어에 대한 니즈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 오염이 증가하면 오염 수준이 높아지면서 습진과 아토피성 피부염이 더 많이 발생한다. 미세 입자상 물질(PM2.5) 및 기타 오염 물질은 피부 염증과 민감성을 악화시킨다.

또한, 기온이 높을수록 땀과 피지 분비가 증가해 광노화 및 기미 발생률이 높아진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와 색소 질환을 가속화한다.

특히, 기후 변화는 알레르기 유발 식물의 성장기를 연장시켜 접촉성 피부염과 알레르기 반응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이밖에 습도가 높아지면서 백선 및 무좀과 같은 곰팡이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건조증이 번갈아 나타나면 건선(피부 건조증)과 건선 발진이 발생할 수 있다. 수분 섭취가 제한되면 피부 건조증과 피부염의 유병률이 높아진다.

먼지 폭풍의 빈도가 증가하면 피부 자극과 감염의 원인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23년 출시된 아스테리 뷰티(Asteri Beauty)는 ‘극한의 날씨와 다양한 피부 타입 및 색상을 위해 설계된 보호 스킨케어와 고성능 컬러’를 제공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사우디 여성의 니즈를 제품의 중심에 두고 있다. 제품과 포뮬러는 가장 덥고 습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도록 테스트를 거쳤다.

이 브랜드는 ‘사막의 강한 뷰티’로 확장시킬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우디 성인의 81%는 브랜드가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길 기대하는 만큼,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현지에서 조달한 원료를 제품에 활용해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티 뷰티(Anti Beauty)

소셜 미디어가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조장하는 가운데, 혁신적인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이와 같은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필터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턱선을 매끄럽게 하고 글래머러스한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볼드 글래머 필터는 2024년 4월 기준 2억 1,700만 건 이상의 게시물에 사용됐다.

이처럼 소셜미디어에서 지속되는 미의 기준에 대한 압박은 소비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소비자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브랜드들이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30%의 영국 여성은 외모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으며, 25%의 인도 페이셜 스킨케어 사용자는 여러 페이셜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피부에 해롭다는 데 동의한다.

또한, 69%의 미국 성인은 사회의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엄격하게 정의되어 있다는 데 동의한다.

미국에서 2021년 출시된 4AM은 고객이 완벽한 피부를 위해 라이프스타일을 조정하거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신이나 정체성을 고수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는 건강한 스킨케어 루틴을 위해 초콜릿을 탐닉하거나 늦잠을 자는 등의 ‘나쁜 습관’을 희생할 필요가 없다고 홍보한다.

이로 인해 이 브랜드는 거의 불가능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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