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N 심재영 기자] CJ올리브영과 무신사가 MZ 놀이터로 불리는 ‘성수동’에서 뷰티 주도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성수동은 팝업스토어 뿐만 아니라 F&B, 뷰티 플래그십,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몰리면서 체험하고 쇼핑하는 공간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명동에 이어 꼭 들려야 할 핫 플레이스로 부상했다.
무신사는 본사가 위치한 성수동 일대를 ‘무신사 타운’으로 조성하고 있다. 무신사 타운 동쪽과 남쪽을 의미하는 무신사 EI‧E2‧N1 빌딩을 비롯해 29CM, EMPTY, 무신사 스튜디오,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퀘어, 오는 13일 오픈하는 무신사 스토어@대림창고 등의 오프라인 공간이 무신사 타운에 포함된다.
무신사는 최근 뷰티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 뷰티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3주간 온오프라인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전개했다. 무신사 측에 따르면 이 기간에 집계된 무신사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배 이상 늘었다.
또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성수동 일대에서 약 20만 평 규모로 펼쳐진 무신사 뷰티 페스타 오프라인 행사는 티켓을 구매한 사전 신청자 외에도 성수동을 방문한 국내외 뷰티 팬들로 북적였다.
무신사 측에 따르면, 사전 구매 티켓이 없어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존과 제휴 팝업존에는 3일간 총 1만 1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행사 기간 고객, 인플루언서, 뷰티 업계 관계자를 포함해 무신사 뷰티가 마련한 팝업 공간을 찾은 총 방문자 수는 1만 8천 명에 달한다. 행사 기간 오프라인 팝업에 참여한 41개 브랜드의 평균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동 인근 40여 로컬숍과 제휴해 대규모 뷰티 축제로 확대 기획한 점이 트렌드를 경험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서울숲에서 성수역까지 다양한 제휴 이벤트와 체험, 볼거리를 제공해 성수 곳곳을 탐방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CJ올리브영은 이처럼 성수동 일대를 무신사 타운으로 조성함과 동시에 뷰티 분야에서 장악력을 높이려는 무신사에 정면으로 맞섰다.
CJ올리브영은 10억 원에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이름을 사들였다. CJ올리브영은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7월 공고한 지하철 역명 병기 판매 사업에 입찰했고,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12일 역명 병기 사업자로 CJ올리브영을 선정했다. 낙찰가는 10억 원으로 역명 병기 기간은 3년이다.
역명 병기란 개별 지하철 역사의 기존 역명에 부역명을 추가로 기입하는 것이다. 역명 병기 입찰에 참여하려면 서울 시내 기준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대상 역에서 1km 이내 위치해야 한다.
CJ올리브영은 성수역 인근 대형 빌딩인 ‘팩토리얼 성수’ 에 1층~5층을 사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역명 병기 계약 체결에 따라 성수역은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교체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뷰티 부문 확대에 나선 무신사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무신사 뷰티가 올리브영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경쟁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익명 커뮤니티에는 무신사에서 올리브영 MD와 유명 뷰티 브랜드 MD들을 대거 스카웃했다는 게시글과 함께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 참여 확정했던 50개 브랜드 중 30여 개가 올리브영의 강요를 이기지 못해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시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CJ올리브영을 뷰티 페스타 행사 불참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고, 공정위는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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