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제한, 시간 확장 속 루틴과 신(Scene) 중요"

메르스=이슈, 코로나=레전드 … 사회적 파장 큰 공통의 경험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20-11-12 11: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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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화장품 산업 전망 컨퍼런스


[CMN 이정아 기자·심재영 기자·신대욱 기자·박일우 기자] 매년 이맘때 본지는 업계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내년도 화장품 산업을 전망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올해는 기존 오프라인 강연에 웨비나를 결합한 온-오프 이원화로 지난 5일 진행됐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가 주제였다.


코로나 시국임을 감안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맞춘 선착순 적정 인원만이 컨퍼런스가 열리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상생룸 현장에 모였다. 나머지 신청자들은 웨비나를 통해 13:00~17:30분까지 동일한 시간에 ‘2021 화장품 산업 전망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이날 강연은 ▲마케팅 ▲상품 ▲글로벌 ▲맞춤형화장품 ▲유통&소비 모두 5개로 나뉘어 진행됐다. 1강 마케팅 키워드는 바이브컴퍼니(구.다음소프트) 박현영 이사가 맡았다. 박 이사는 생활변화관측소장도 겸하고 있다.


박 이사는 ‘데이터로 본 코로나 시국과 화장품 소비’에 대해 발표했다. 코로나가 공간은 제한하고 시간은 확장시켰다며 소비자들의 의미있는 시간, 확장된 루틴 속에 브랜드들이 어떻게 들어가야할지, 어떤 언어로 일관되게 소통하면 좋을지 등을 제안했다.


2강은 김희선 이미인 마케팅센터 뷰티트렌드랩 전무가 이어받았다. 김 전무는 컨셉화를 잘하는 것이 K뷰티의 강점이라며 계속 뜨고 있는 화이트닝 시장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 대형 유통 진출 A to Z’를 소개한 홍정훈 리소스오브케이뷰티 대표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아마존이나 세포라, 얼타뷰티 중심으로 미국에 진출하려 하는데 시야를 넓혀 보다 다양한 채널에서 기회를 찾기를 조언했다.


4강은 송호선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화장품정책과 약무사무관이 나와 최근 이슈인 ‘맞춤형화장품’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마지막 5강에서는 신주연 오픈서베이 이사가 코로나 전후 소비패턴 변화를 세대별로 나눠 ‘국내 화장품 소비와 유통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의미있게 전달했다.


제1강 마케팅

데이터로 본 코로나 시국과 화장품 소비

박현영(바이브컴퍼니 이사, 생활변화관측소장)

오늘 할 얘기는 데이터, 코로나, 브랜드 세가지다. 먼저 데이터다. 데이터는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너무 경외시할 필요도 없다. 대강의 알고리즘을 알면 된다.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생활의 변화를 관측한다. 코로나가 우리 생활에 가져온 변화도 데이터로 본다.


데이터에서 중요한 건 뜨는 키워드의 포착이다. 뜬다는 건 어떤 기간과 기간의 비교, 얼마만큼인지 볼륨적인 부분, 그리고 지속성이다. 코로나 이후 피부고민 언급량이 증가했다. 마스크로 인한 ‘트러블’ 고민이다. 데이터 확인 결과 피부고민 언급량은 2018년 동기 대비 약 4000건(2018년 2~9월 50647건, 2019년 2~9월 51273건, 2020년 2~9월 54729건) 증가했다.


피부고민 유형의 언급 비중도 트러블이 15%에서 20%, 22%로 증가했다. 트러블 고민은 코로나 이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트러블이 있고 예민하다고 인지하게 된 것이다. 고민 해결을 위한 필수템으로 언급된 건 ‘수분크림’이었다. 수분크림의 언급량은 1366으로 진정크림(169), 시카크림(190), 재생크림(602)보다 월등히 앞섰다.


데이터쟁이는 선이 말한다고 한다. 코로나와 메르스를 선으로 비교해보면 메르스는 상승, 피크, 큰 피크를 치고 제로(0)로 내려가는 전형적인 이슈의 패턴이다. 코로나는 자기 피크를 스스로 갱신하며 내려오지 않는다. 제로(0)를 수렴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이어간다.


그래서 코로나는 이슈가 아니라 레전드다. 우리 삶과 함께 가야할 그 무엇이다.


코로나라는 말은 없어질 수 있고 마스크는 벗을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공통의 경험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측해야 한다. 결코 무시하면 안된다.


코로나 발병 후 2개월(2020년 2~3월)과 이전 2개월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키워드 1위는 역시 마스크다. 2위는 쿠팡이다. 변화폭이 가장 큰 키워드 상위 40위권 내에 대구를 제하면 고유명사는 쿠팡과 로켓배송 뿐(그만큼 고유명사가 뜨긴 어렵다)는 얘기다.


이미 삶으로 온라인 쇼핑이 침투하고 있었고 2018년 이후 쿠팡은 1인자였다. 쿠팡이 2인자 였던 시절, 쿠팡의 연관어는 최저가, 배송비였다. 1인자가 된 쿠팡의 핵심은 가장 낮은 ‘가격’이 아니라 도착 ‘시간’ 보장이었다. 그래서 코로나가 빵 터지자 사람들은 쿠팡으로 더 몰렸다. 코로나 이후 굉장히 중요해진 자원이 ‘시간’이니까.


코로나와 연관성이 더 큰 키워드로 1위인 마스크 외에 집, 시간이 떴다. 코로나로 공간은 줄어들었지만 시간은 확장됐다. 코로나는 공간을 제한하는 대신 아침, 점심, 저녁, 분절의 시간이 아닌 ‘하루종일’로 시간을 확장시켰다. 또 모든 것을 집안에서 해결하며 집이 가장 중요한 삶의 공간이 됐다.


또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나만의, 내가 만든, 나를 위한 일상 루틴이 있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냈다. 코로나 이후 루틴 언급량이 확 증가했다. 뷰티와 운동에 한정되어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식이었던 루틴의 영역이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사람들은 숫자로 일상을 기록하며 의미를 찾아냈다. 이들은 숫자로 기록하고 꾸준히 인증하고 공유한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해졌고 연습과 반복을 통해 자신이 나아지는 과정을 뿌듯해하며 기록하고 싶어한다. 가시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그걸 지켜나가려는 의미있는 시간들, 시간의 주인으로서 자기개발이 아닌, 자기관리가 코로나 이후 더욱 중요해졌다.


결국 브랜드들은 우리 제품이 어떤 루틴에 들어가는지를 소비자에 보여줘야 한다. 마케터가 생각해야 하는 건 소비자에게 의미의 시간을 만들어주거나 소비자의 의미있는 시간에 도구로 쓰이는 것이다. 게다가 자기 시간의 운용권을 받은 사람들이 코로나가 끝나도 그걸 내놓치 않을 테니 말이다.


이 시대에는 신(Scene)이 중요하다. 이미 전교 1등 보다 수학천재가 더 이슈가 된다. 카테고리별로 어떤 신(Scene)이 뜨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업 마케팅이 디지털커뮤니케이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마케팅 전쟁터가 한 곳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 하나, 또는 한방으로 이제 안된다. 시장의 약한 곳을, 뚫리는 곳을, 어디에 기회가 있을지, 타깃과 시간, 상황 등으로 잘게 쪼개보며 어디를 치고 들어갈지 여러군데 포석을 깔아야 한다.


바디케어 브랜드 절대강자는 ‘이솝’이다. 하지만 시장을 쪼개서 보면 호텔, 수영장에서는 르라보가 강세다. 라면의 절대강자는 ‘신라면’이다. 그런데 한강에서는 진라면이 우세다. 클라우드는 치킨과의 조합에서 맥주 1위 카스를 위협한다.


절대강자가 아니라 엣지를 봐야 한다. 디지털에서는 만나고 안만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추천의 시장이 아니라 검색의 시장이다. 디지털에서는 블랭크(Blank), 검색이 중요하다.


검색을 하려면 일단 떠올라야 한다. 우리 제품과 관련해 떠올릴 검색 언어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거품 빠진-실용적이고, 실질적이고, 정직한-단어들이 많이 쓰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좋겠다. 코로나를 안고 가면서도 더 엣지있는 디지털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제2강 상품

뷰티 트렌드 분석에 따른 상품 기획

김희선 전무 (이미인 마케팅센터 뷰티트렌드랩)

이미인 뷰티트렌드랩은 최근 여성들이 원하는 피부,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피부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1만3천5백만 개의 단어를 분석했다. 형용사와 동사, 명사를 분석해서 대표 언어들을 뽑아봤다.


그 결과 이번 시즌 여성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피부는 ‘밝고 투명한 피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어별로 밝음이 24%, 투명이 22%, 수분보습이 16%, 소프트가 15%였다.


지난 시즌까지는 밝음이 이렇게 많지 않았었다. 이번 시즌부터는 밝음과 투명이 상승세인 대신, 수분 보습과 약간 촉촉한 피부 등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밝음이라는 단어가 부상하면서 화이트닝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수분보습이다. 최근 3~4년 전부터 급부상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화장품업계와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됐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전 시즌 상위에 언급되던 안티에이징의 언급량이 이번 시즌에 많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전 시즌 정점에 있었던 모공각질트러블과 필링도 이번 시즌부터는 주춤한 상태다. 결론적으로 밝고 투명한 피부, 화이트닝 기능의 반전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


안티에이징 시장은 떨어지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절대적인 시장이 아직까지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홈쇼핑의 영향으로 복합기능성 제품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싱글기능성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트닝을 중심으로 똑똑한 한 가지 기능을 강조하면서 다른 기능을 부수적으로 더한 제품들이 고객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께 제안하는 첫 번째 아이디어는 수분보습의 기능화이다. 여성 고객들이 많이 언급하는 제품 유형은 앰플, 크림, 클렌징, 마스크, 에센스, 세럼 이렇게 다섯 가지다.


우선 앰플은 상위 연관어가 탄력, 주름개선, 리프팅, 영양, 안티에이징, 줄기세포 등이다. 그런데 뉴 키워드를 보면 보습력, 속건조, 수분공급, 악건성, 수분충전, 유·수분밸런스, 고보습 등이 있다. 이제는 고객의 앰플에 대한 소구점이 평이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크림도 수분보습에 대한 언급이 3~4년 전부터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제형이 젤(gel)화 되어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상위 연관어는 자극, 피부진정, 저자극, 민감성피부, 민감한 피부 등이다.


모든 크림들이 피부를 진정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예전에는 고기능, 고영양 이런 키워드들이 크림에서 언급됐었다. 이제는 크림에 바라는 고객들의 요구가 평이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키워드는 건조하지않다, 모이스처, 유·수분, 피부보습 등이다.


클렌저는 기존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클렌징은 닦아내는 개념이다보니 상위연관어를 보면 모공, 각질, 블랙헤드, 화이트헤드, 노폐물 같은 단어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뉴키워드에서도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 보습력, 유·수분밸런스, 수분공급, 물광 등이다. 수분 기반의 저자극 클렌저가 고객들에게 인기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마스크팩은 수분 기반의 유·수분 심화 마스크를 제안한다. 여기서 마스크팩은 워시오프 팩까지 모두 포함한다. 상위 연관어는 역시 수분, 보습, 물광, 고보습 등이다. 뉴키워드는 유·수분, 속건조, 유수분밸런스 등이다.


에센스 역시 수분 기반의 화이트닝 에센스를 제안한다. 화이트닝은 세럼에선 아직 반전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에센스와 앰플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에센스가 토너화, 스킨화 되면서 수분 기반의 에센스가 각광받고 있다.


세럼은 크림과 마찬가지로 보습 기반의 저자극 진정 세럼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상위연관어는 저자극, 피부진정, 민감성피부, 진정효과 등이다.


뉴키워드는 푸석푸석하다, 물광피부, 속당김, 모이스처라이저, 모이스처, 보습력좋다 등이다. 이는 예전 시즌에서는 에센스에서 나왔던 단어들인데 이제는 세럼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화이트닝 시장의 반전이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또한, 멀티복합 기능성이 아니라 똑똑한 한 가지 기능에 집중한 제품이 부상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 시작이 화이트닝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수분보습의 기능화이다. 단순하게 메마른 피부에 수분을 주는 기능의 제품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에센스 하나에서도 수분기능을 잘게 쪼개서 컨셉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고기능 기초 유형의 성장이다.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크림의 주요 기능이 피부 진정이다. 이것은 예전에 고객이 에센스나 세럼에서 원하던 기능이다. 이에 따라 앰플이 더 대중화되고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 번째는 피부 진정, 장벽 강화의 필요성 확대다. 이는 ‘백투더베이직’을 말한다. 지금 코로나 상황에서 얘기하고 있지만 예전부터 미세먼지와 고온다습 등과 관련돼 많이 언급되던 부분이다.


제3강 글로벌

미국 대형 유통 진출 A to Z

홍정훈 리소스오브케이뷰티 대표

미국 대형 유통 채널은 월마트를 비롯해 홀푸드 마켓, 세포라, 얼타뷰티, 샐리뷰티, CVS, 티제이맥스 등 크게 20여곳으로 추릴 수 있다. 이중 전 세계 1위 채널인 월마트의 연 매출이 600조원이다. 우리나라 정부 예산이 550조원 정도인데, 우리 정부 예산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화장품 전문 채널인 얼타 뷰티는 지난해 6조원을 올렸다. 세포라는 이미 10조원을 달성하고 있다. 언급한 20여곳중 최소 매출을 올리는 곳이 1조원이다.


미국 대형 유통이 중요한 것은 약국 채널인 CVS를 예를 들면 알 수 있다. CVS는 미국 전역에 9,9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급가 2달러 제품을 한 매장에서 1일 평균 1개씩만 판매한다 해도, 전 매장에 입점했다면, 8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데 기여하는 상품이 된다.


20여개의 대형 채널을 보면 복잡해 보이는데, 크게 6가지 형태(OSFDMD)로 요약할 수 있다. 온라인과 스페셜티, 푸드, 드럭, 매스, 디스카운트 등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아마존이나 세포라, 얼타뷰티 중심으로 진출하려 한다. 손쉬운 방법이지만 다양한 채널에서 여러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야를 넓혀야 한다.


특히 푸드 채널과 디스카운트 채널에 주목해야 한다. 푸드 채널의 대표적인 업체는 유기농 슈퍼마켓인 홀푸드 마켓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 주를 대표하는 슈퍼마켓들이 있다. 푸드 채널은 전문 채널이나 대형 마트 채널에 비해 마진 확보나 경쟁 면에서 유리하다. 그렇다고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채널이 디스카운트 채널이다. 티제이맥스와 파이브블로우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무시하는 채널이지만, 이 채널은 최근 떠오르는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브랜드 제품은 유통기간이 6개월 정도 남으면 입점 채널에서 반품되거나 폐기 처분해야 한다. 이를 미리 준비해서 디스카운트 채널에서 푸는 방식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출구 전략으로 좋은 채널이다.


미국 유통 시장은 매우 전문화, 세분화돼 있다. 크게 6개 형태로 분류했지만, 보다 넓게 보면 20개 형태까지 분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제품이 어느 채널에 맞는지, 가격은 어떻게 정하고 일관성 있게 갈 수 있는지, 우선순위 결정에 이르기까지 4P 전략을 짜야한다. 익숙한 전략이겠지만 미국 시장과 소비 확산 시즌, 유통 채널 성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알고 있는 4P 전략과 미국 시장에서 바라보는 4P 전략은 다르다.


또 기본적으로 코스트 개념이 다르다. 미국에서 바라보는 코스트 개념은 제품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아니라, 제품이 미국의 유통 창고까지 도착하는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이와 함께 간과하는 것이 소비자 가격이다. 소비자 가격은 브랜드 제품의 생명과 같다. 보통 벤더나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진출하는 경우, 가격 결정권을 넘기는데 그러면 일관되게 유지해야하는 가격 정책을 통제할 수 없다.


미국 대형 유통은 대체로 52주 타임 테이블이 정해져 있다. 제품 런칭부터 출구까지의 과정이다. 이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원활하게 내년을 준비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 기간동안 입점 브랜드를 평가하는데, 보통 50개 중 30개만 생존하며 20개는 퇴출된다.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받아 들이는데, 최소 6개월 전에 제안을 받았다는 얘기다. 한 제품이 선적부터 물류 등의 과정을 거쳐 대형 유통 채널 매대에 오르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한 결정이다. 그래서 대형 유통에 입점하려면 대형 유통의 52주 프로세스를 포함해 최소 18개월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내 규정도 숙지해야 한다. FDA 규정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주법에 저촉되지 않게 제품 라벨 등을 준비해야 대형유통에 입점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문구나 단어를 사용했을 경우 경고를 받고 심하면 수입 금지 조처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웍스마트(WERCSmart) 같은 검증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번 검증이 끝나면 대부분의 미국 대형 유통에서 통용된다는 점에서다. 또 필수적으로 PL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풀필먼트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대형 유통은 아무리 브랜드력이 좋아도 자신들의 창고에 도착시키는 능력을 확인할 뿐이기 때문이다.


시각의 변화가 없으면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대해야 한다. 더 이상 K뷰티로 통하지 않는다. 한국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 바이어의 시각으로 다른 경쟁자는 어떻게 하며 그 경쟁자와 동등하거나 보다 우위에 서야 선택받을 수 있다. FOB 부산이 아니라 FOB DC(Distribution Center)가 돼야 한다. 그것이 미국 대형유통에 접근하는 첫걸음이다. 현지 벤더에 독점 계약으로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 아닌, 다이렉트 서플라이 벤더가 되겠다는 장기적 목표로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제4강 맞춤형화장품

맞춤형화장품 정책 방향

송호선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 사무관

맞춤형화장품이란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에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약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추가해 혼합한 화장품’ 및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을 소분한 화장품’을 뜻한다고 화장품법에 정의돼 있다.


단, 고형비누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화장품 내용물을 단순 소분한 화장품만 제외한다. 화장품 내용물(원료)를 혼합하거나 또는 소분한 제품을 맞춤형화장품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정부는 개인의 가치가 강조되는 사회문화적 환경변화에 맞춰 다양한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계 최초로 ‘맞춤형화장품판매업’을 신설, 2016년부터 약4년여의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3월 14일부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는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의 준수사항에 관한 규정(2020.,10.29 제정 및 시행)’에 따라 내용물(원료)의 안전성, 사용기간, 오염방지 등 혼합·소분 안전관리기준을 지켜야 한다. 맞춤형화장품의 기재사항, 표시광고, 제조·판매금지 사항 등은 일반화장품과 동일한 법규가 적용된다.


정부는 새롭게 실시되는 제도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올해 5월 △맞춤형화장품 내용물 및 원료의 범위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 준수사항 △맞춤형화장품판매업소의 시설기준 및 위생관리 등 내용을 담은 ‘맞춤형화장품판매업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7월엔 관련된 질의응답집도 제공했다.


맞춤형화장품판매업 신고 시 반드시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를 함께 신고해야 한다. 조제관리사는 맞춤형화장품판매장에서 제품의 내용물이나 원료의 혼합 또는 소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식약처가 매년 2회 실시(예정)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조제관리사로서 업무를 볼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정기시험 2회에 추가 1회 특별시험을 더해 총 3회 시험을 통해 3,694명의 조제관리사가 배출됐다.


식약처는 매 시험 실시 90일전에 일시, 장소, 과목, 응시방법 등 시행계획을 공고할 계획이다. 시험과목은 △화장품 관련 법령 및 제도 등에 관한 사항(100점) △화장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와 원료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사항(250점) △화장품의 유통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사항(250점) △맞춤형화장품의 특성·내용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400점) 등 4과목이며 총점은 1,000점이다. 전 과목 총점의 60%(600점) 이상, 매 과목 만점의 40% 이상 득점하면 합격한다. 식약처는 매년 화장품의 안전성 확보 및 품질관리에 관한 교육 이수를 통해 조제관리사의 전문성을 제고해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맞춤형화장품 제도의 핵심인 조제관리사 육성 및 활용을 위해 지난 9월 10일 자격 활용 범위 확대 및 최초 교육 면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화장품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우선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자격증 소지자를 화장품 책임판매관리자의 자격을 갖도록 함으로써 조제관리사의 업무 활용성을 높였다. 단, 책임판매관리자 업무범위를 고래해 자격증을 소지하고 제조 및 품질관리 업무에 1년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을 경우로 제한했다. 조제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해에 조제관리사로 선임된 경우에는 최초 교육을 면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중복교육 및 행정 수고도 감해줬다.


시험 첫 해로 마땅한 교재나 기출 문제 등 자료가 없어 조제관리사 시험 준비가 어려웠던 점도 개선된다. 식약처는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을 위한 표준교재 및 교육프로그램을 오는 12월 제공할 계획이다. 더불어 표준교재 및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훈련(이러닝콘텐츠)도 함께 배포할 예정이다.


제5강 유통&소비

국내 화장품 소비와 유통의 변화

신주연 오픈서베이 이사

코로나 발생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소비패턴은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영향을 보다 의미있게 보여주기 위해 세대별로 나눠 살펴봤다.


코로나 이전 대비 지출 증가를 보면 Z세대(15~24세)나 M세대(25~39세), X세대(40~54세) 모두 식료품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 이전 대비 지출이 감소한 항목은 모든 세대에서 화장품이 꼽혔다.


관심사적인 차이로 보면 Z세대는 축구나 게임, 스트레칭 등 어떤 취미활동을 하든 본인들이 놀기 위한 목적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M세대는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힘을 비축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힐링 관점으로 보면 Z세대는 뭘 하든지 나를 위한 시간에 의미를 두고 있고, M세대는 공간에 점을 두고 있다. 어디에 있든 일상과 분리해야 하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Z세대에게 학교는 친구가 있고 그것이 노는 시간으로 이어지지만 M세대는 일과 휴식을 분리한다.


디지털 기기 활용도 Z세대는 없는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가지만, M세대는 학습을 통해 그 가이드대로 움직인다.


화장품 이용 행태를 보면 코로나 영향으로 메이크업은 감소됐고 스킨케어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확대됐다. 그렇지만 Z세대, M세대는 스킨케어를 줄이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X세대는 스킨케어를 크게 줄였다. 메이크업은 전반적으로 줄였다고 응답했는데, Z세대는 다른 두 세대보다 줄이는 폭이 적었다.


금액으로 보면 코로나 이후 M세대와 X세대는 스킨케어에, Z세대는 메이크업에 보다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X세대는 스킨케어 지출 비용을 줄였어도 다른 두 세대보다 높은 금액을 사용했다.


제품군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스킨/토너, 페이셜 클렌저를 가장 많이 늘렸고, 립스틱, 쿠션을 가장 많이 줄였다. 특히 페이셜 클렌저 증가세가 눈에 띄는데,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클렌저 사용이 일상화가 된 것 아닐까 분석된다.


지출이 증가한 제품군은 Z세대의 경우 스킨/토너와 수분 패드, 선제품 등이며 상대적으로 Z세대에게는 클렌저와 에센스, 로션, 크림, 마스크팩 등이 인기다.


그렇다면 스킨케어 관심이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환경이나 위생의 문제가 아니라 민낯이 노출될 상황이 많아지면서 본연의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코로나 이슈로 인한 트러블 등으로 깨끗함을 추구하는 강박이 생겼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마스크팩 할 시간도 많아졌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피곤하면 무조건 세안을 하고 팩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전체적으로 피부 본연에 대한 니즈가 커졌고, 화장을 지워도 끄떡없는 피부를 가꾸고자 하는 욕구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피부 관리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사용해야할 제품수도 늘어났다.


쿠션 대신 선제품, 립스틱 대신 립밤을 사용하는 등 대체 제품도 떠올랐다. 마스크에 묻지 않게 하기 위해 톤다운시키는 한편 피부 자극을 줄인 제품이나 보습 제품 사용이 늘었다. 간편성 니즈도 증가했다. 수분 패드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피부 자체의 관리를 위해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려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그것은 수분 보충 및 보습 관리다. Z세대는 기본적인 기능으로 보습/수분보충을 택했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부가 효능으로 트러블 진정/피부 진정을 꼽았다. M세대는 특히 수분보충과 보습 관리 니즈가 높았다. X세대는 주름개선과 탄력 강화에 대한 니즈가 두드러졌다.


화장품 구입시 주요 고려 요인 변화가 나타났다. 효능/효과보다 내 피부에 맞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한다.


구입 채널로는 Z세대의 경우 드럭스토어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M세대와 X세대는 인터넷 쇼핑몰이 높았다. 드럭스토어와 온라인 쇼핑몰은 20대뿐 아니라 X세대인 40대의 유입까지 확장했다. 또 온라인 채널도 종합몰과 브랜드 자사몰, 면세점몰, 해외직구, 리뷰앱, 카카오톡 등 다양한 이용 패턴이 가속화되고 있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097호(2020년 11월 18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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