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뷰티 소비 늘며 K뷰티 수출 유망 시장으로 주목

미백 화장품 높은 수요 불구 광고 금지 … 현지 동향 꼼꼼히 살펴야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01-02 18: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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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인도는 K뷰티가 성장할 수 있는 유망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 여성들의 고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뷰티 제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뷰티는 케이팝과 드라마 등 K콘텐츠의 확산 영향과 혁신적인 성분, 고품질, 차별화된 패키지, 현지 인플루언서를 통한 현지화 마케팅 등에 힘입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백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을 차별해선 안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져 2020년부터 미백 제품 광고를 금지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고, 인플루언서 생성 콘텐츠의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등 진출을 원한다면 최근 동향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2024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10호(인도, 인도네시아편)’에서 “인도에서는 피부색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한편, 미백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여전한 상황이므로,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 현지 소비자들의 피부 톤과 피부 유형을 고려한 제품을 우선 개발해야 하며, 미백 화장품의 경우 시장 트렌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색에 대한 점진적 인식 변화

인도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백인의 피부처럼 밝고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피부색에 따른 차별을 경계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2020년부터는 피부 미백 제품 광고를 금지하는 법이 시행됐다. 인도 뷰티 산업에서는 피부색을 묘사할 때 사용하던 하얗다(Fair), 희다(White), 밝다(Light)는 표현들을 지양하고 빛난다(Glow)는 표현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미백 크림 브랜드 중 하나인 페어 앤 러블리(Fair & Lovely)가 이름을 글로우 앤 러블리(Glow & Lovely)로 바꾼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따라 미백 시장의 성장도 잠시 주춤거리는 듯했다. 시장조사 기업 닐슨아이큐(NielsenIQ)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인도의 미백 크림 시장은 2023년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약 3%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 규모로는 인도 전체 스킨케어 시장 규모인 1조 5,800억 루피(한화 약 25조 9,278억 원)의 25% 정도를 차지하며 여전히 큰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있음에도 더 밝고 하얀 피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부 제품들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성분을 사용해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3년 인도에 유통되는 미백 크림의 40% 이상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인도 소비자들에게 높은 영향력을 지닌 유명인들의 의식적인 행보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도 남배우 카르틱 아리안(Kartik Aaryan)은 자신의 미백 화장품 광고가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돼 광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고, 또 다른 남배우 아비 데올(Abhay Deol)은 잘못된 미백 화장품 산업과 광고를 지지하는 인도의 유명인들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뷰티 시장 인수, 합병, 진출 활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인도 뷰티 및 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3년에 305억 4,000만 달러(한화 약 42조 1,238억 원)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315억 6,000만 달러(한화 약 43조 4,617억 원)에 달할 것이며,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2.7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디지털 혁신과 전자상거래의 발달을 인도 뷰티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소셜 미디어 트렌드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급증함에 따라 뷰티 제품의 인지도와 소비자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은 매년 성장하고 있는 인도 뷰티 시장의 큰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펜티 뷰티(Fenty Beauty), 카일리 코스메틱(Kylie Cosmetics), 입생로랑 뷰티(YSL Beauty),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Giorgio Armani Beauty), 아워글래스(Hourglass)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인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펜티 뷰티는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나이카(Nykaa)와 협업을 통해 베스트셀러 제품을 중심으로 인도 시장에 진입했고, 카일리코스메틱은 세포라의 온라인 채널을 포함해 인도 전역의 25개 매장에서 동시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또한, 현지 기업들도 인수와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제약기업 시플라 헬스(Cipla Health)는 인도 화장품 제조기업 이비아 보떼(Ivia Beaute)를 인수해 뷰티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고, 인도의 대표적인 화장품 대기업 호나사 컨슈머(Honasa Consumer)는 R&D 역량 강화를 위해 스킨케어 브랜드이자 제조기업인 코스모 제네시스 랩(Cosmo Genesis Lab)을 인수해 주목받았다.

인플루언서 허위과대광고 규제 강화

지난해 6월, 인도 정부는 허위 광고를 규제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시행했다. 미디어 및 광고 대행사들은 모든 콘텐츠의 출판 또는 방송에서 광고를 노출하기 전에 해당 광고가 담고 있는 제품 정보, 스크립트, 오디오 혹은 비디오, 담당자 정보 등의 세부 내용을 담은 신고 인증서를 각 포털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코로나19 시기에 현지 제약회사가 자사 제품의 효과를 오도 광고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뷰티 산업에서도 허위과대 광고를 엄중히 처발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급증하며 온라인에서 광고 문제가 심각해졌는데, 인도 광고표준위원회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모니터링한 광고 중 약 81%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2023년에 인플루언서 광고 지침을 마련했지만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여전한 모습이다. 특히 뷰티 시장은 브랜드 진입 장벽과 소비자들의 콘텐츠 생성 장벽이 낮기 때문에 광고 위반 사례가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다.

2024년 5월, 인도 대법원은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와 기업이 허위 광고에 대해 동등한 처벌을 받도록 규정했다. 개인도 자신이 홍보 차원에서 추천하는 제품에 대해 충분한 정보나 경험이 있어야 하고, 사기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 콘텐츠에는 후원, 협업, 유료 프로모션 등의 단어을 삽입해야 한다는 등의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콘텐츠가 유료 광고임을 알리지 않거나 제품 효과를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가장 많은 위반 내용 중 하나로 꼽힌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4년 5월 1주차부터 10월 1주차까지 인도 아마존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클렌징, 선케어와 같은 페이셜 제품과 더불어 바디 로션, 핸드 워시, 데오드란트 등 다양한 퍼스널케어 제품들이 다수 순위에 올랐다.

클렌징에서는 폼, 젤, 솝 등 다양한 유형의 제품들이 골고루 순위를 차지했으며, 10월 1주차에는 여러 브랜드의 클렌징 솝 3개가 동시에 순위에 오른 것으로 보아 인도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알 수 있다.

같은 기간에 TOP10을 차지한 브랜드를 살펴보면 에버유스 내추럴스, 산투르, 더 더마 코 등 다양한 인도 브랜드들이 대거 순위에 올랐으며, 10월 1주차에는 인도 브랜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순위 밖에 머물다가 인기가 급상승해 10월 1주차 1, 2위를 차지한 에버유스 내추럴스와 산투르가 눈에 띈다.
그 밖에 도브, 데톨 등 서구권 브랜드들이 골고루 순위에 포함됐다.

바디 로션 인기 1위, 에버유스 내추럴스

인도에서는 에버유스 내추럴스(Everyuth Naturals)의 ‘리쥬버네이팅 플로라 바디 로션(Rejuvenating Flora Body Lotion)’의 랭킹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버유스 내추럴스는 인도에서 1991년 론칭한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로 알로에 베라, 호두, 오이, 레몬 등 천연 원료들을 주요 성분으로 사용해 다양한 피부 고민에 대응하는 페이셜 케어 및 바디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제품 소개뿐만 아니라 피부 유형별, 계절별 스킨케어 방법이나 최근 유행하는 스킨케어 트렌드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스킨케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리쥬버네이팅 플로라 바디 로션을 사용한 인도 소비자들은 끈적이지 않고 산뜻하게 흡수돼 더운 기후 속에서도 사용하기 편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파라벤을 함유하지 않고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라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4년 5월 3주차부터 10월 3주차까지 인도 아마존 메이크업 상위 1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립스틱, 립 틴트, 립 글로스 등 다양한 립 제품들이 순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차별 순위에 오른 립 제품은 5월 3주차에 10개 중 6개, 10월 3주차에 5개가 올라 인도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파우더,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등 다양한 품목들이 순위에 올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라끄메, 르네, 마스 등 다양한 인도 브랜드들이 양 순위의 절반 이상으로 2위부터 9위까지 골고루 분포됐다.

그 외 미국 브랜드 메이블린 제품은 5월 3주차에 2개, 10월 3주차에는 4개가 동시에 순위에 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꾸준히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캐나다 브랜드 페이시스 캐나다의 인기도 눈에 띄는데, 특히 10월 3주차에는 순위 밖에 머물던 파우더 제품이 1위를 차지했다.

다양한 요소로 인기 끄는 K뷰티

2024년에는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현지 유명인을 브랜드 홍보 대사로 채택했다는 소식이 줄줄이 이어졌다.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3월 인도 여배우 쿠시 카푸르(Khushi Kapoor)를 브랜드 홍보 모델로 선정했고, 5퉐과 6월에는 라네즈와 에뛰드가 인도 셀러브리티와 인플루언서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각각 기용해 현지화 마케팅에 나섰다.

인도에서 K뷰티의 인기는 혁신적인 성분과 독특한 스킨케어 솔루션, 합리적인 가격, 눈길을 사로잡는 패키지 디자인 덕분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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