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인플루언서가 뷰티 트렌드 이끈다”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화장품 수요 높아져 별도 전용 코너 운영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4-08-14 17: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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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소셜 미디어 사용자 수를 바탕으로 현지 뷰티 시장에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루언서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결된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이 새로운 뷰티 트렌드 정보를 얻으면서 뷰티 시장이 다채롭게 확장하고 있다.

현지 설문 조사에서 약 50%의 응답자가 소셜 미디어에서 새로운 제품 정보를 얻고 블로거가 추천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걸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인플루언서 광고 시장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화장품은 우수한 품질, 합리적인 가격, 비건 또는 유기농 성분, 인체에 무해한 안정성, 패키지까지 모든 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현지 온라인 쇼핑몰에 K뷰티 카테고리가 따로 생길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2024년 글로벌코스메틱포커스 4호 사우디아라비아 편을 분석한 결과다.

여성들, 뷰티 산업서 눈부신 활약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가적 이미지 변화를 위해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Mohammed Bin Salman Al Saud) 왕세자의 주도 하에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 프로젝트가 실시된 이후, 여성의 권한과 자유가 강화되면서 이전보다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비전 2030 정책 보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은 2017년에 17% 수준이었으나 2023년 3분기에는 35.9%까지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사업가들은 뷰티, 패션, 외식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며, 화장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창립자 무존 아쉬가르(Muzon Ashgar)를 비롯해 여성 직원들로 구성된 MZN 바디케어(MZN Bodycare)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16년에 설립된 MZN 바디케어는 비건 및 천연 성분을 함유하고,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는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바디 전문 브랜드로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의 약국에 유통될만큼 성장했다.

MZN 바디케어는 비전 2030 정책 지원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가 정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창립자 무존 아쉬가르가 사업 운영과 자금 유치에 필요한 모든 허가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2016년 4월 25일 정책 발표 후에는 모든 진행이 순조로웠다고 한다.

메이크업 브랜드 아스테리(Asteri)를 설립한 사라 알 라쉬드(Sara Al-Rashed)는 중동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데저트 프루프(Desert-proof) 효과를 고안해 주목받았다. 중동 지역의 사막처럼 기온이 높고 강풍이 부는 환경에서도 메이크업이 흐트러지지 않고 오래 지속되도록 고정하는 효과다. 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역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지원하는 자선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사회 단체 마와드(Mawadh)에 매출 일부를 기부하며 ‘여성이 만든 여성을 위한 브랜드’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높아진 외모 관심에 보습 중요성 확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에 전년 대비 7.2% 상승한 1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조 4,178억 원)를 달성했다. 2024년에는 18억 2,000만 달러(한화 약 2조 5,145억 원)를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에 소셜 미디어가 영향을 미쳤다.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노화 방지 등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피부에 안전한 성분과 세심한 피부관리법에 중점을 두려는 이들이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로부터 피부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이런 전통적 문화 인식에 덥고 건조한 기후 환경이 더해져 스킨케어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또한 전통적으로 메이크업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한데,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결점 없는 메이크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메이크업을 시작하기 전에 좋은 스킨케어 루틴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유분, 건조, 민감성 등 개개인의 특정한 피부 문제에 적합한 스킨케어 제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보습 제품의 수요가 두드러진다. 높은 기온과 건조한 대기 환경이 피부에 건조, 탈수, 자외선에 의한 손상 등의 문제를 일으키면서 보습을 위한 스킨케어 제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보습제가 필수 스킨케어 제품으로 여겨지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이슬람인들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Ramadan)이 영향을 미친다.

피부 전문가들은 약 한 달간, 일출부터 일몰까지 약 14시간 동안 매일 금식과 금욕을 해야 하는 라마단 기간은 피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습 관리가 가장 필수적이며, 아침 저녁으로 보습 제품을 1일 2회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조함을 빠르게 해소해주는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성분, 피부에 생기를 주는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 성분을 함유한 보습 제품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러 브랜드들은 홈페이지에 라마단 기간에 관련된 카테고리를 따로 개설해 제품 구성을 달리한 세트 상품을 선보이거나 히알루론산 등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을 추천한다.

트렌드 이끄는 소셜 미디어·인플루언서

시장조사기업 데이터리포털(DataReportal)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99%, 사용자 수는 3,684만 명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체 인구의 94.3%에 달하는 3,510만 명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는 추세다. 시장에서도 소셜 미디어가 뷰티 제품과 브랜드 성장의 핵심 원동력으로 꼽히며,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의 인식과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뷰티 유통 채널 자하트 자마니(Zahart Zamani)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소셜 플랫폼의 등장은 보수적이었던 뷰티 업계를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다양한 요구와 기호를 충족시키는 활기찬 산업으로 변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수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글로벌 인플루언서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결되면서 새로운 메이크업 방법과 스킨케어 루틴, 헤어 스타일에 대한 영감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뷰티 시장은 더 다양하고 포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들이 여러 방면으로 메이크업 트렌드를 창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영향력 있는 뷰티 인플루언서로는 닐로 하크(Nilo Haq)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뷰티 브랜드 후다 뷰티(Huda Beauty)를 창립한 후다 카탄(Huda Kattan) 분장사이자 영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댑덥(Dabdub)을 설립한 조엘 마르디니안(Joelle Mardinian) 등과 함께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 중 하나다. 24년 5월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8만 명에 달한다.

야라 알남라(Yara Alnamlah)도 주목할 만한 사우디아라비아 뷰티 인플루언서다. 아라 알남라는 스킨케어 브랜드 트리트(Treat)에 이어 2024년 메이크업 브래드 문 글레이즈(Moon Glaze)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 아마존 스킨케어 인기 순위

사우디 아마존의 2023년 11월 1주차부터 2024년 4월 1주차까지 스킨케어 상위 1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보습 기능이 있는 제품이 11월 1주차와 4월 1주차에 각각 6개와 7개씩 순위에 올랐다.

특히 수분 장벽을 강화해주는 뉴트로지나 하이드로 부스트 워터 젤이 6개월 간 Top10 순위에서 네 차례 1위를 기록했다.

입술 표면을 촉촉하게 해주는 립밤이나 건조함 개선에 탁월한 바디로션 등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사우디 소비자들이 피부 전반의 보습 관리에 관심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 10개 제품 중 바세린, 이큐어 등을 비롯한 미국 브랜드 제품이 11월 1주차와 4월 1주차에 각각 5개씩 순위에 들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독일 니베아, 프랑스 가르니에, 스위스 세타필을 비롯한 유럽 브랜드와 한국 조선미녀, 인도 다부르도 순위에 포함되는 등 다양한 국가 브랜드가 사우디 시장에서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셜 크림 1위, 뉴트로지나 워터 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조사기간 동안 뉴트로지나 ‘하이드로 부스트 워터 젤’의 랭킹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트로지나는 전 세계 70여 국에 진출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전 제품이 알러지 테스트를 거치며, 색소나 향료를 첨가하지 않는 저자극성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동에서 깨끗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으며, 인스타그램 중동 계정(@neutrogename)을 운영하며 지역 언어와 문화에 맞춘 제품 소개와 후기 피드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하이드로 부스트 워터 젤은 히알루론산이 함유돼 즉각적인 수분 공급과 보습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오일프리 제품으로 모든 피부 타입에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소비자들 후기를 분석한 결과 가볍게 도포되는 텍스처를 가지면서도 유수분 균형이 맞춰지는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우디 아마존 메이크업 인기 순위

사우디 아마존의 2023년 11월 1주차부터 2024년 4월 1주차까지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컨실러와 파운데이션을 비롯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이 11월 1주차와 4월 1주차에 각각 6개와 7개씩 순위에 올랐다. 사우디 소비자들은 피부 톤 및 잡티 커버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이블린 핏 미 컨실러는 6개월 간의 분석 기간 내내 1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이 외에도 메이크업에 생기를 더하거나 원하는 윤곽 효과를 연출하는 블러셔, 컨투어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인기 상위 10개 제품의 국가 분포를 살펴보면, 메이블린, 엘프를 비롯한 미국 브랜드와 독일 브랜드 에센스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11월 1주차 순위에서는 10가지 중 7가지가 미국 브랜드 제품이었으나, 사우디의 엘리자베스 헬렌, 한국 에뛰드하우스가 순위에 자리했다. 4월 1주차에는 독일 브랜드 2가지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브래드로, 사우디 메이크업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의 압도적인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컨실러 부문 인기 1위, 메이블린

미국 브랜드 메이블린의 핏 미 컨실러는 사우디 아마존 컨실러 부문 인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메이블린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 국가들을 위한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의 지역별 구입처를 안내하고 있으며, 모든 페이지를 아랍어로 구성해 제품 혹은 성분과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아랍지역 인스타그램 계정(@maybelinearabia)에서는 라마단 기간에 진행한 브랜드 행사 현장 사진과 제품 프로모션을 공유해 약 21만 명의 팔로워에게 브랜드의 색깔을 확실히 알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은 메이블린 핏 미 컨실러의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베이스 메이크업 위에 얹어도 과하게 두꺼워지지 않으며, 피부 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고정된다는 점을 꼽았다.

소비자들은 또 해당 제품이 잡티 혹은 트러블 커버에 탁월하며, 피부의 전반적인 톤을 자연스럽게 맞추고 싶을 때에도 편하게 도포하기 좋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평가 받는 K뷰티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은 한국인들의 아름다운 피부가 우수한 한국산 스킨케어 제품으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한국 화장품은 우수한 품질, 합리적인 가격, 비건 또는 유기농 등의 성분, 인체에 무해한 안정성, 패키지까지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여러 현지 온라인 쇼핑몰에 K뷰티 카테고리가 따로 생기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에 이미 대세로 활약하는 K팝 뿐만 아니라 OTT 플랫폼에서 접한 드라마 콘텐츠들도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어 K뷰티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을 위한 TIP

사우디아라비아 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판매 채널을 유리하게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되도록 많은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체인형 유통 채널에 입점하고 매장 내에서는 눈에 띄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세포라에 브랜드 독점 판매권을 주면 세포라로부터 지원을 받고 매출 증진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물류팀을 잘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데, 재고를 신속하게 보충하고 관리할 수 없으면 시장 점유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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