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4-08-07 16:45:13]
UAE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UAE 화장품 시장에서는 첨단 기술에 힘입은 뷰티 테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에 기반한 뷰티 테크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피부 진단을 하거나 가상으로 색조 제품을 체험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일례로 랑콤(Lancme)은 스킨 스크린(Skin Screen)을 통해 피부 상태 진단 후 AI 알고리즘으로 맞춤형 피부관리 방법과 제품을 추천한다. 메이크업 브랜드 리트 오가닉스(Liht Organics)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아바타를 통한 메이크업 체험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가상 현실로 꾸며진 버추얼 스토어(Virtual Store)를 통해 마치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듯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첨단 기술이나 뷰티 테크 툴을 활용한 개인화 전략이 뷰티 브랜드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글로벌코스메틱포커스 4호 UAE편에서 “UAE에서는 AI, 가상 현실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우디아라비아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마케팅이 주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같은 중동 권역이더라도 뷰티 트렌드를 접할 때보다 선호하는 채널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타깃 시장별로 마케팅 채널 전략을 다르게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팝을 비롯한 한류의 인기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 활성화에 힘입어 UAE에서 한국은 뷰티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하며 차별화된 성분과 뷰티 루틴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클린 뷰티 제품 선호 추세
UAE는 물론, 광범위한 중동 지역에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에 따르면, 중동 소비자의 75%가 친환경 기업 제품을 구매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지속가능한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전자상거래 기업 ESW 설문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쇼핑객 중 약 60%가 친환경 인증이 없거나 환경친화적인 요소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으며, 이들 응답자의 3분의 2는 지속가능한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소비자 트렌드에 따르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을 빼고 제조한 클린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중동 지역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을 조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UAE 화장품 시장에서는 천연 원료나 무독성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 친환경 브랜드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킨케어에서는 셜리 콘론 오가닉스(Shirley Conlon Organics)가 두바이에서 직접 만든, 비건과 유기농 성분을 함유하고 유해한 인공 성분들은 제외한 제품과 더불어 환경을 위해 외포장을 사용하지 않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메이크업에서는 영국 브랜드 로티 런던(Lottie London), UAE 브랜드 글로식(Glossic)이 비건 원료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등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 제품이 많아지자 다수의 브랜드들이 변별력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미국 브랜드 리트 오가닉스(Liht Organics)는 미국 농무부(USDA)에서 검증받은 유기농 성분을 최대 90%까지 사용하고, 100% 천연 원료를 함유한 고품질의 유기농 메이크업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무독성 뷰티 브랜드를 지향하는 영국 브랜드 닥터포포(Dr.Paw Paw)는 새로운 스킨케어 컬렉션 9종을 선보이면서 비건, 크루얼티 프리, 글루텐 프리 등의 기존 요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장품 인증 기관 바이오리우스(Biorius)로부터 리프 세이프(Reef Safe) 인증을 추가로 받아 주목을 받았다.
전통 향·개인 맞춤형 향수 인기
마켓 리서치 기업 IMARC 그룹에 따르면, 2023년 UAE 향수 시장은 6억 8,260만 달러(한화 약 9,431억 원)에 달했으며,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9.7%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중동 지역 전체 향수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IMARC그룹은 중동 향수 시장이 2023년에 37억 달러(한화 약 5조 1,119억 원)을 돌파했으며, 10년 내에 54억 달러(한화 약 7조 4,6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전문가에 따르면, 기분 좋은 향을 풍기는 것은 무슬림의 청결을 상징하므로 향과 향수는 아랍 및 이슬람 문화에서 아주 중요하고 필수적인 부분이다. 또한 UAE를 포함한 중동 지역 소비자들은 복장에 맞춰 한 번에 여러 가지 향수를 매치할 정도로 일종의 패션 아이템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남성 소비자들과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동에서 유명한 명품 유통업체 샬루브 그룹(Chalhoub Group)에 따르면, 전반적인 뷰티 카테고리는 여성들이 주요 소비층이지만 향수만 예외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20% 더 자주 쇼핑하고, 11% 이상 더 많이 지출한다.
UAE 여성 소비자들은 주변 지역보다 향수에 더 많이 투자하는 모습이다. UAE 여성들의 향수 구매량은 GCC(걸프협력회의) 전체 지역의 여성들보다 2배 이상 많다.
샬루브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향과 관련된 제품 중에서 UAE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향 농도가 15~20%를 차지해 진하고 오랫동안 향을 유지하는 오 드 퍼퓸(Eau De Parfum, EDP)이다. UAE 소비자들이 주변 국가들보다 더 진하고 지속력이 높은 향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맞춤형 서비스가상 매장 관심 증가
UAE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뷰티 기기의 수요와 서비스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UAE의 뷰티 테크 시장은 2022년부터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4년 규모는 2,035만 달러(한화 약 281억원)로 추정되며, 2028년까지 연평균 1.50%씩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시장조사기업 포레스터에 따르면, 소비자의 77%가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된 서비스나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거나, 주변에 추천하거나, 해당 브랜드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이에 따라 UAE 화장품 시장에서는 첨단 기술이나 뷰티 테크 도구를 활용한 개인화 전략이 뷰티 브랜드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스킨케어에서는 개인 맞춤형 피부 진단이 과학적으로 이뤄지고, 메이크업에서는 가상으로 색조 제품을 직접 얼굴에 바르지 않아도 화면에 보이는 얼굴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일례로 프랑스 브랜드 랑콤은 2023년 7월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빛을 이용해 피부 상태를 진단한 후 AI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피부 관리 방법과 제품 추천을 안내하는 서비스로 UAE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랑콤은 빛을 이용하는 스킨 스크린 장치로 홍조, 반점, 모공, 주름, 자외선 손상도, 피부 결 등을 진단하고 AI 알고리즘으로 정보를 처리해 맞춤형 피부 관리 방법과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리트 오가닉스는 메타버스 기술 기업 팩스 월드와 협업해 두비이 대형 쇼핑몰인 몰 오브 디 에미리트에서 UAE 소비자들에게 메타버스와 가상 현실을 접목한 제품 경험을 제공했다. 소비자들이 물리적으로 제품을 시험해 보는 것이 아닌, 메타버스 환경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경험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리트 오가닉스는 이러한 재미있고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위해 가상 현실로 꾸며진 버추얼 스토어를 구축하는 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기업으로는 UAE 기업 바누바(Banuba)를 꼽을 수 있는데, 홈페이지에 실제로 문을 열고 입장하듯 정교하게 구축된 버추얼 스토어와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들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틴트 플랫폼(Tint Platform) 등 다양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방면에서 인기 끄는 K뷰티
한국인들의 유리처럼 매끈하게 빛나는 피부가 널리 알려지면서 UAE에서 한국은 뷰티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연예인들의 무결점 피부를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매끄럽게 빛나는 한국 연예인들의 피부를 유리 같은 피부(Glass Skin)라고 부르며, 이를 완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꼼꼼한 10단계 스킨케어 방법과 한국 화장품들에 주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이중세안을 대중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누아와 스킨1004 같은 한국 브랜드들이 클렌징 오일로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를 통해 가히 스틱형 스킨케어 제품에도 관심이 높다.
뷰티 패션 매체 바자(Bazaar)에 따르면, 한국 스킨케어 제품들은 인삼, 쑥, 발효 성분, 달팽이 점액 성분인 뮤신 등 독특하고 검증된 자연 성분을 사용해 차별화된다.
이에 따라 코스알엑스(COSRX)의 어드밴스드 스네일 스킨케어 라인과 코시르(Coxir)의 블랙 스네일 콜라겐 토너가 인기이며, 조선미녀와 아이더블유엘티의 발효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두피 진단 기기를 사용해 개인에 적합한 트리트먼트를 제공하는 한국식 헤드 스파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한국식 헤드 스파는 주로 진단 기기를 이용해 두피 상태를 점검하고, 그에 맞는 세정과 마사지 등의 트리트먼트 과정을 거친 후 목 주변이나 얼굴까지 순환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에는 헤어 스타일링까지 마무리하는 풀코스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다만 아직 UAE 내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는 한국 스파 브랜드가 없기에 향후 진출 시 큰 성장이 기대된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UAE 아마존의 2023년 11월 1주차부터 2024년 4월 1주차까지 스킨케어 제품 인기 순위를 분석한 결과, 피부에 즉각적으로 흡수돼 수분을 공급하는 뉴트로지나 하이드로 부스트 워터 젤이 4월 1주차 1위를 차지했다.
11월 1주차와 4월 1주차 Top10 중 보습 키워드가 포함된 제품이 각각 4가지와 3가지씩 순위에 들었으며, 쌀 추출물이나 알로에 등 천연 성분이 함유된 선크림도 11월 1주차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피부 트러블 관리를 위한 스팟케어 패치가 인기를 얻는 등 UAE 소비자들은 보습, 자외선 차단, 트러블 케어 효과가 있는 스킨케어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스킨케어 인기 Top10 중 한국 브랜드 제품은 11월 1주차와 4월 1주차에 각각 4개가 랭크돼 인기를 입증했다. 가장 높은 국가 분포를 보이는 한국 외에도 미국 뉴트로지나와 세라비, 프랑스 가르니에와 로레알, 독일 유세린, 인도 히말라야 등 다양한 국적의 브랜드들이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스팟케어 인기 1위, 코스알엑스
UAE 아마존에서 스팟케어 부문 인기 1위 제품은 한국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의 아크네 핌플 마스터 패치다.
코스알엑스는 틱톡에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인플루언서가 직접 제품 후기, 효능, 사용법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형식이다.
또한 틱톡에서 진행한 댄스 챌린지와 해시태그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제품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UAE 아마존의 2023년 11월 1주차부터 2024년 4월 1주차까지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마스카라, 프라이머, 컨실러, 립스틱 등 다양한 품목의 제품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지속력이 좋고 확실한 눈매 연출 효과를 보이는 아이라이너, 마스카라와 같은 아이 메이크업 제품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프라이머와 컨실러 제품도 11월 1주차와 4월 1주차의 Top10에 각각 2가지, 3가지씩 오르며 피부 결점 커버용 제품에 대한 UAE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인기 상위 10개 제품의 국가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과 독일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11월 1주차에는 싱가포르의 쉬글램을 제외하면 미국과 독일 브랜드 제품이 각각 7개, 2개씩 순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