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따라하는 ‘디토소비’지만 ‘맹목적 추종’은 안해

‘가치관’ 뚜렷한 이색 상품 출시로 ‘디토소비’ 유도해야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3-12-26 14:07:55]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2024 신년기획] CHARISMA - SaMe ditto



[CMN 심재영 기자] 디토소비란 구매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특정 인물,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해 소비를 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 대상의 선택이나 제안을 따르는 일종의 추종소비다. 그러나 단순히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이를 주체적으로 해석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토(ditto)’?

뉴진스의 노래 제목과 가사에도 등장했던 디토(Ditto)나도(me too), 이하동문과 같은 뜻을 가진 영어 단어다. 포켓몬에서 다른 포켓몬으로 변신할 수 있는 캐릭터 이름을 우리는 메타몽이라고 부르지만 영어로는 ‘Ditto 디토라고 한다.

디토소비의 핵심은 추종이다. 그러나 추종의 대상이 꼭 연예인, 대형 인플루언서처럼 파급력이 큰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추종의 대상을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인지도가 아니라 가치관이다.

디토소비는 맹목적 추종을 넘어, 소비자 개인의 주체적 선택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본인 가치관에 맞는 인플루언서, 콘텐츠, 플랫폼 등을 지속적으로 팔로우하고, 이를 소비자 개인의 의사결정에 적극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디토소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의 트렌드코리아 2024’에서 새롭게 소개됐다. 본인이 지향하는 가치에 방점을 둬 가격과 만족도 등을 꼼꼼하게 따져 소비하는 가치 소비에 반대격인 단어다.

최근 소비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어려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토소비는 선택의 효율성을 높이고, 실패의 확률을 줄이려는 심리가 반영돼 있다.

인스타그램이 디토소비 부추겨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상한 인플루언서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따르는 팬들의 소비 또한 디토소비의 일종이다. 가령 소비자가 좋아하는 쇼핑몰에 지속적으로 접속하고, 그들의 추천상품을 그대로 구매하는 경우도 디토소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유명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던 것과는 다르다. 나와 외형 또는 가치관이 비슷하거나 추구하는 대상을 찾고 그에 대한 의미를 주체적으로 해석해 소비하는 형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얼짱 반윤희 스타일을 모두가 비슷하게 따라하고 김남주의 물결펌을 따라했다면, 요즘은 나와 얼굴형이 비슷한 어떤 연예인이 가장 잘 어울렸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거나 혹은 하이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그 스타일링을 잘 하는 연예인의 사복 패션을 보고 따라서 옷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디토소비의 증가로 패션, 뷰티, 소비자 분야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SNS 채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은 인스타그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브랜더진, 레뷰, 오늘룩, 스타일메이트, 디마코 등 인플루언서 매칭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

디토소비, 당분간 유행할 듯

취향에 맞는 빠른 선택을 도와주는 디토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셀러들은 단순히 제품력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 소비자의 가치관이나 취향을 담은 마케팅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소비 선택이 항상 100% 만족될 수는 없으므로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소비 방식을 선택할 것이다.

화장품 업계는 디토소비 유형에 맞춰 이른바 인증샷을 겨냥한 제품 출시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이색 상품으로 디토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을 쓰라는 것이다.

SNS에 상품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소비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해석이 구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며 디토소비자를 사로잡을 차별화된 관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제품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품질만으로는 디토소비를 이끌기 어렵다. 제품력을 뛰어넘는 기업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디토소비의 유형

디토소비는 크게 사람 디토, 콘텐츠 디토, 커머스 디토로 나뉘어진다.

사람 디토는 SNS에서 팔로우 한 인플루언서의 구매를 따라 하거나 일반인 전문가가 추천하는 상품을 주저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유명 인플루언서가 쓰는 화장품 추천을 보고 구매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최근엔 자신의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임플로언서(직원(employee) + 인플루언서(influencer)) 들의 활약으로 디토소비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콘텐츠 디토는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콘텐츠 등에서 참고해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의 주인공의 스타일을 참고해 옷을 구매하거나, 유명한 유튜버가 갔던 맛집에 방문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커머스 디토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로를 추종해 소비하는 것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커머스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위주로 구매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자유분방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추천하는 옷을 구매하거나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테리어 소품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29CM에서 추천하는 인테리어 소품을 구매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이렇게 특정 커머스 플랫폼이나 유통 채널을 선택함으로써 소비자들은 그곳에서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이는 소비자들의 특정한 선호도나 니즈(needs)에 맞춰진 상품을 빠르게 찾고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지능적인 소비 방식의 한 형태로 이해된다.
Copyright ⓒ cm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